[2026-하계][조현우] URP를 마치며

안녕하세요, 2026년도 하계 URP에 참여한 조현우입니다. 매번 읽기만 하던 URP 후기를 직접 쓰는 날이 오다니 감개무량하네요.

전 사실 컴퓨터 비전에 커다란 뜻이 있던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공과 대학에 온 이상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다양한 분야란 게 있으니 어떤 분야가 제게 맞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연구란 것이 저에게 맞는지에 대해서는 무지했기 때문에 URP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과에서 진행하는 오픈랩 행사가 가장 큰 동기가 되었습니다. RCV는 컴퓨터 비전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팀도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던 게 가장 큰 매력점이지 않았나 싶네요. 아직도 오픈랩 당시 로보틱스 팀에서 어색하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URP를 끝냈습니다.

저는 2학년 1학기를 마친 학생입니다. 아마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들 중에는 3, 4학년이신 분들도 있겠지만 낮은 학년의 분들도 계시겠죠? 저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상담을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학부 연구생은 다들 3, 4학년에나 하던데 지금 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생각들이 있었고, 분명 다른 사람들도 같은 고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학년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고민하신다면 그런 걱정은 조금 덜으셔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전 파이썬도 기초 파이썬 수업만 들은 학생이었거든요. 다만, 낮은 학년인 만큼 더 열심히 해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잡을 거라는 강한 의지가 있으셔야 합니다. ‘난 낮은 학년이니까 좀 못해도 돼’ 같은 마인드로 URP를 참여하시진 않길 바랍니다.

캘리브레이션 주차가 이 부분이 강하게 느껴졌네요. 캘리브레이션 주차는 선형대수를 알고 들어야 보이는 주차였습니다. 그러나 제 교과 과정상 선형대수를 수강하지 않고 URP를 들었었고, 수식적으로 해당 주차에 배우는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캘리브레이션은 그걸 알고 있어도 어려운 주차이지만, 전 그 주차에서 수식이 이해가 안 된다면 개념적으로라도 이해하려고 악을 썼던 기억이 있네요.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하기 따름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물론 컴퓨터 비전이나 연구에 대해서도 많이 경험하고 알게 되었지만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저 자신에 대한 것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내가 과연 컴퓨터 비전이란 분야랑은 잘 맞을지, 연구라는 것과는 잘 맞을지, 이러한 것은 사실 단순히 학부 생활을 보낸다고 해서 알아챌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것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조금 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대학원을 가슴 어딘가에 두고 있는 분이라면 URP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URP는 분명히 힘든 과정입니다. 저도 RCV 랩의 URP를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에게 전했을 때에 다들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는 ‘거기 힘들다던데?’였습니다. 이 이야기의 제 답은 여전히 ‘그렇다’입니다. 두 달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분명히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새벽에 집에 가는 것은 일상이었고, 매일 커피를 두세 잔을 마시고, 이해가 안 되고 짜증이 날 때에는 머리를 식히고자 캠퍼스를 빙글빙글 돌며 걸었습니다. 처음 배운 내용을 체득하고자 논문이 꼬깃꼬깃해질 때까지 보기도 했고,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에 대해서 동기들과 싸우듯이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동시에 URP는 분명히 값진 경험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8주간 동기라는 이름으로 부대끼며 사는 경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들을 이해하고자 보냈던 시간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구분하는 것, 내가 무엇에 약하고 무엇에 강한지 아는 것,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법, 등등… 결국 이런 환경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학부 생활을 하며 단순히 수업을 듣고 시험 공부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이렇게 또 깨닫네요.

만약 URP를 하고자 하신다면 두 달은 죽었다 생각하고 열과 성을 다해보세요. 노력한 만큼 온다는 것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닙니다. 마지막 세미나 때 발표했던 것처럼 이만큼 저 자신을 푸시한 적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고, 이런 여름 방학은 다시는 못 보내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시간을 써주신 교수님과 조교님들, 특히 담당 조교셨던 두 분에게 더 큰 감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님에도 이래저래 많이 도와주셔서 표현하지 않았지만 많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젠 거의 가족이라면서 깔깔 웃던 동기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모두가 대충하고 노는 사람들이었으면 아마 저도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을 거예요. 힘들면서도 웃으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동기분들의 도움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른 것을 다 제쳐둔다 해도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URP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Author: 정 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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