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V 2026 참관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9.8~9.12 동안 개최되었던 ECCV 2026 참관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저번 겨울 근택님, 성준님과 작업했던 Video-Oasis : Rethinking Evaluation of Video Understanding 이 ECCV 2026에 accept되어 스웨덴 말뫼에서 진행되는 학회에 참관할 기회를 얻게 되었었습니다. 원래는 이런 저런 이슈로 인해 학회를 안 가는 쪽으로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여름에 ICML을 다녀온 뒤 CV학회는 어떨까? 라는 호기심이 생겼고, 연구실에 들어온 뒤 한 번 리프레쉬(?)를 가져본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 쉬어가는 타임을 잡아볼 겸 ECCV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ECCV에 가지 못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많은 경험들을 하고 온 것 같아 정말 만족스러운 한 주를 보내고 온 것 같습니다! 참관기는 여행기를 짧게 먼저 얘기하고 이후 학회 얘기로 넘어가는 구성으로 작성했습니다.

코펜하겐

학회는 스웨덴 말뫼에서 진행되긴 하지만 스웨덴 수도 스톡홀롬보다 덴마크 코펜하겐을 거쳐서 가는 게 가장 빨라서 코펜하겐을 잠시 즐기다가(ㅎㅎ..?) 말뫼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었습니다. 실제로 기차 한 번 타면 코펜하겐 공항에서 말뫼까지 20분이면 가더라구요. 여튼 그렇게 두바이를 경유해서 약 20시간의 긴긴 비행 끝에 코펜하겐에 도착했습니다.

코펜하겐은 하루 이틀 정도면 웬만한 건 다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도시지만, 도시 곳곳이 정말 예뻤습니다. 날씨도 15~20도 정도로 쌀쌀하고 건물들도 이쁘니 그냥 걸어다니기만 해도 구경하는 맛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진은 뉘하운(Nyhavn) 운하 라는 코펜하겐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여행 다니면서 본 풍경 중 가장 이쁜 풍경 top 1~2를 다툴만큼 이뻐서 소개드렸는데, 운하 양옆으로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이 정말 이국적이고 예뻤습니다. 다른 분들도 나중에 북유럽 여행을 가게 되신다면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쁜 모습들과 대비되는 코펜하겐의 사악한 면모(?)가 있었는데….. 바로 엄청난 물가였습니다. 코펜하겐에 도착한 첫 날 숙소 주변에 있는 티볼리 공원(Tivoli, a.k.a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에 산책하러 갔었는데, 오후 입장인데도 입장료가 5만원이더라구요 ㄷㄷ 또 이날 저녁을 먹으러 GPT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현지식을 하나 주문했는데, 야채+알감자+구운 돼지고기+드레싱 수프의 간단한 구성인데도 저녁값이 5만원 가까이 나와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 날에도 성준님과 smørrebrød라는 덴마크식 샌드위치를 먹으러 갔을 때도 인당 샌드위치 2개씩 먹었는데 5만원씩 나오더라구요. 오래 여행하기 좋은 도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CCV 2026 in Malmö

3일차부터 시작되는 Oral 및 Poster Session에 맞춰 관광 일정을 마치고 스웨덴 말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도 TMI 하나 곁들이고 시작하자면, 숙소가 여러모로 역대급이었습니다. 보통 여행을 다닐 때 호텔에서만 묵었고 나라마다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숙소는 사람도 많이 지나다니지 않는 한적한 민가 사이에 위치한 가정집 같은 숙소였습니다. 원래 7인까지 받으려고 하는 숙소여서 그런지 침대도 이층침대 포함 7개가 있었고 마당도 있고, 청소기, 드라이기, 세탁 서비스, 주방, 다락방, 식기 세척기 등등 있는 거 다 있는 숙소였습니다. 다만 냉장고를 열어봤을 때 안에 있던 오래된 버터 때문에 쿰쿰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냉동실 손잡이는 깨져 있고, 소파엔 미세먼지가 많았고 등등 하자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깨끗해야 하는 화장실이나 침대는 깨끗해서 생활에 지장을 없었다보니, 그런 하자 있는 부분들도 웃기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학회장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20시간 타고 날아가서 ECCV라는 익숙한(?) 문구를 보니 새삼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번 여름에 갔던 ICML과 비교를 안해볼 수 없을 거 같은데, 학회장 크기나 사람 숫자로 봤을 때 ECCV가 ICML보다는 사알짝, 아주 사알짝 규모가 작은 느낌이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ECCV가 컴퓨터 비전 연구를 중점적으로 보다보니 그런 것 같고, 그리고 ICML때와 다르게 점심을 제공되었습니다. 애초에 registration을 받을 때 식사 비용이 포함되있긴 했는데, 여튼 메뉴는 샌드위치/샐러드를 골라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유럽이 확실히 빵이 유명해서 그런지 몰라도 샌드위치는 꽤나 퀄리티 좋고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 불편했던 점이, 학회는 두 건물에서 진행이 되었는데(말뫼 아레나, 말뫼마싼(?)) 아레나가 좀 Long oral이나 oral 진행하는 큰 강연장, 말뫼마싼이 포스터 하는 장소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도보로 5분 정도 걸어가야했는데, 길이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좀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 없을 때 찍어본 학회장,,gif

Oral & Poster

본격적으로 Oral 및 Poster 세션을 골고루 둘러보았습니다. 저 당시의 제 관심사는 video understanding/generation 쪽이었기에 오랄과 포스터 세션 모두 해당 task와 관련 있는 연구들을 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포스터를 쭉 둘러보다 보니, 자주 보이는 키워드들은 비디오 쪽이 아니더라도 이게 도대체 무엇인지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 키워드들 몇 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Novel View Synthesis

여러 이미지나 영상을 바탕으로, 실제로 촬영하지 않은 시점에서 본 장면을 생성하는 task입니다. 예를 들면 물체의 정면·측면 사진을 이용해 그 사이 각도에서 보이는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제한된 촬영 데이터로 다양한 시점의 장면을 생성하여, 자유롭게 시점을 이동할 수 있는 VR·AR 및 3D 콘텐츠를 구현하고자 연구되고 있다고 합니다. 느낌상 카이스트 연구원 분들이 이 주제를 가지고 이번 ECCV에 많은 논문을 낸 거 같아, 자기들끼리만 개꿀주제 공유한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Gaussian Splatting

3D 공간에 색·크기·방향·투명도를 가진 수많은 가우시안으로 장면을 표현하는 task입니다. 이것들을 카메라 시점에 맞춰 화면에 투영하고 합쳐서 이미지를 만들며, 빠르고 고품질의 렌더링이 가능합니다. 이걸 novel view synthesis에 활용하거나, 움직이는 장면을 포함하는 4D recon 및 사람의 외형과 동작을 재현하는 Avatar 연구에 많이 활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3. Geometry

CVPR 2025 best paper인 VGGT의 영향 때문인지, geometry 정보를 활용하려는 연구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VGGT로 얻은 geometry token을 활용해서 VLM의 spatial reasoning 능력을 끌어올린 연구(https://arxiv.org/pdf/2603.26639)도 있었고, stable video diffusion model을 사용해 단일 RGB 이미지로부터 depth 같은 3D geometry 정보를 추정하는 연구(https://arxiv.org/pdf/2608.28549), video diffusion을 통한 novel view synthesis에서 camera fidelity와 3d geometric consistency를 높인 연구(https://arxiv.org/pdf/2603.14965) 등등 단순한 3d reconstruction을 넘어 다양한 task로 확장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4. UMMs(Unified Multimodal Models)

    가장 눈에 띄었던 task 중 하나인데, 우선 UMM은 (이미지 단에서) understanding과 generation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학습된 모델입니다. 이미지를 보고 답하는 ‘understanding’ 데이터와 텍스트를 보고 이미지를 만드는 ‘generation’ 데이터를 섞어 공동 학습하고, 그로 인해 shared latent representation을 가지고 각각의 task에서 요구하는 output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느낌의 연구였습니다. 제가 봤던 포스터는 ‘UMM에서 transferability, 즉 pretrained UMMs에서 understanding으로만 LoRA로 finetuning했을 때 generation 평가에서 성능 개선이 나타는지+그 반대도 가능한지를 알아본 분석 논문이었습니다 (https://arxiv.org/pdf/2607.04423). 두 가지 task를 한 번에 다룰 수 있다는 점, 심지어 understanding으로만 학습시켜도 generation 평가에서의 성능이 개선되었다는 결과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와서 한 번쯤 소개드리고 싶었던 연구였습니다. 다만 understanding/generation 특화 모델에 비해 성능이 많이 아쉬워질 경우에는 사장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회가 끝난 시점에서 저 자신에게 아쉬웠던 점은 현장에서 저자들의 설명을 이해하는 걸 여전히 어려워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포스터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싶어도 막막하고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한국에 와서라도 제가 관심 있게 봤었던 논문들을 다시 한 번 보면서 정리했고, ECCV 정도의 논문들은 이러한 문제 정의와 해결 방법을 제시했구나, 실험은 이걸 보여주기 위해 설계했구나 등등을 보면서 최대한 보완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몇몇 논문들은 정말 공감이 잘 되는 좋은 연구같다는 것이 느껴졌고, 또 몇몇 논문은 이 정도로 라이트한데 붙었다고? 싶을 정도로 아쉬운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자들의 주장이 이렇다면 왜 이런 실험을 통해 증명하지 못했는지’와 같은 저자 본인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들도 막 떠올랐습니다. 여기서 제가 학회 준비를 부실하게 했다는 것을 느꼈고, 최소한 관심 분야 논문 몇 개 만이라도 열심히 읽어갔다면 현장에서 좀 더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가 남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스터를 돌면서 저자 분들에게 연구 주제 선정이나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를 주로 질문했습니다. 탑티어 학회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분들이 박사 과정 중으로 다음 연구 잘 찾아서 하겠다! 거나 박사 졸업 후 교수 쪽을 알아보고 있다는 답변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답변은 석사 후 취업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이셨는데, 자신이 이러한 연구들을 했으니 이러한 직무로 취업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언뜻 보면 무난하고 당연해보이는 답변이었지만, 지금까지 연구 주제를 어떻게 잡을 지 고민할 때 개인적인 흥미만을 기준으로 세웠던 저에게는 아차! 싶은 답변이었습니다. 결국 취업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라면 본인이 어떤 직무를 가졌으면 좋겠는지, 그 직무를 위해서 본인은 어떤 걸 준비해야하는지를 미리 게획해두는 것이 좋을 텐데 온전히 현재만을 고려하려고 했던 제 생각이 깊지 못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인생의 큰 그림을 세워 놓고, 그 안에서 제가 앞으로 어떤 일들을 수행해야 취업에 도움이 될지를 알아보고 계획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어떤 길로 갈지 정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아마 올해까지는 계속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설하고, 사실 이번 학회에서 꼭 해봐야겠다! 고 다짐했던 게 네트워킹이었는데, 몇 가지 이유로..? 다른 연구원 분들과 적극적으로 얘기해보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만 어디 모여서 서로 소통해보자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신청해서 방문했는데, Keynote 끝나고 네트워킹 장소에 가서 그런지 이미 테이블 당 6,7명씩 모여서 열심히 얘기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중간에 끼기 뭐하겠다 + 성격 이슈로 참여를 못하게 되었고, 다음 기회를 도모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다른 학회에 가실 연구원 분들은 학회 기간 중에 이처럼 한국인 네트워킹 행사 자리가 있는지 한 번 알아보고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워크샵 제외 4일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구적으로 많은 것을 얻어간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만큼 연구에 대한 자극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전에 석사 기간 중 탑티어 학회 하나 정도만 붙어도 감지덕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같은 연구를 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하고 내 얼굴 자주 보여주고 혹시 모를 취업 기회까지 받을 수 있겠다는 점에서 최대한 논문 많이 붙어서 학회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는 마인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기에 아직 너무 많이 부족하지만, .. 뭐 어쩔 수 없이 노력해야겠다는 말 외엔 할 말이 없네요. 그렇게 다음 학회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영어 스피킹/리스닝이나 네트워킹 등 이번 학회 기간 개인적으로 아쉬웠다고 느낀 점들을 꼭 보완해서 가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저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학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주신 근택님, 학회 같이 다니면서 이런저런 조언 많이 해주신 성준님, 그리고 해외 학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교수님과 화원쌤께 감사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Author: 이 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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