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2025년의 끝자락에서 한 해를 돌아보며,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시점, 작년에는 어떤 내용의 글을 작성했는지 찾아보고, 그 당시의 감정과 각오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2025년
올해, 연초로 들어오며 석사 3학기를 맞이하고, 2025년 하반기에는 졸업 학기인 석사 4학기임을 알고 있었기에, 졸업 준비와 취업 준비를 병행할 생각에 있었습니다.
연초에는 권석준 연구원과 작성한 논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 연구실 생활을 약 4년 보내며,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제게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난 동일 학년 대의 권석준/김현우 연구원의 수준 만큼 코딩 및 타 일을 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불과 작년 제 글만 보더라도 이와 같은 고민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또 그 사이 이들은, 그 뿐만 아니라 세계 석박 연구원들의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AI의 흐름은 더욱 빨라졌지만서도 이제 저도 석사라는 이름에서는 남 부끄럽지는 않을 수준의 연구원이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2025년의 초반은 힘든 나날이 있었음에도, 돌아보면 잘 지나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하나의 이유는 이제는 약 6개월 전이였네요. 어느 오전, 뒤늦게 졸업을 위해서는 영어인증시험을 통과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졸업 시즌이 다 되어서 필요한 줄 알았기에 당시 논문 작업 중이였으므로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일주일 만에 시험을 보고 성적이 나오는 시험은 오픽이 있지만, 마침 모든 시험장 일정이 차 있었고, 저는 실제 미국에 가서 오픽을 보고 올까 (당일에 나온다고 해서)하는 생각까지 들었었죠. 영어 논문을 작성은 했었지만, 당시에는 학부생 신분이였고, 그렇게 이번 학기에 졸업이 안되고 미뤄진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정말 흔히들 말하는 멘붕이 왔습니다.
물론 아직 사회인의 시점에서 제가 나이가 많다고 하면 욕 먹겠지만, 그래도 이미 취업을 한 제 친구들, 그리고 심지어는 결혼까지 하는 제 주변 사람들을 보며 이제는 얼른 졸업하고 취업하여 나도 제가 작년 초에 말하던 일반적인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졸업이 미뤄진 이후 6개월 차이지만, 그 6개월까지도 당시에는 모든 일이 미뤄진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실제로는 그 이후 당분간은 일적으로도 멘탈이 많이 나간 채, 열정이 많이 식기도 했습니다. 역시나, 제가 항상 바둑에서 하는 말인 ‘장고 끝에 악수’, 즉 고민을 오래하면 할 수록 악수를 두기 마련이며 내가 판단한 당시의 생각에 뒤늦게 후회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했으며 (물론 졸업이 미뤄진 것이 스스로의 판단은 아니였지만), 그렇기에 빠르게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항상 말을 했지만, 역시 나 스스로의 일이 되니 떨쳐내는 것이 쉽지는 않더군요. 혹여 이 글을 보신다면 석사 연구원 여러분들은 논문 내고 쉬는 일주일, 그 일주일 하루 이틀만 공부해도 되는 오픽 정도는 따 놓으시면 어떨까 합니다. 한 번 따놓은 이후, 졸업 시즌이 되어 여유 있을 때 다시 공부하셔서 취업을 위한 성적을 도전하시죠.
어찌되었든 그 이후, 음 잠시 번아웃이 왔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번아웃이 왔다고 해서 일을 손에 놓은 것은 아니였지만 심적으로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잠시 식었습니다. 그럼에도 다행히, 그 당시에도 손은 일을 하고 있었죠. 제가 연구실에 진학을 염두에 두면서, 또한 석사 연구원으로써 일을 하면서 든 생각 중 하나는, 나도 한 번 스스로, 논문의 모든 과정을 혼자 겪어보고 (그것이 얼만큼 힘든지 모를 때 했으면 오히려 좋았을 것을), 단독 저자로써 논문 제출을 목표에 두었습니다. 다행히 열정이 식었어도 손은 움직이고 있었기에 일은 진행되고 있었고, 지금도 논문을 작성 중에 있습니다. 음, 지금의 논문을 마무리 한 이후에 대해서는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두 일을 동시에 잘 하지 못하기에, 지금의 일을 마친 이후 다시 고민에 잠기겠죠. 그렇기에 2026년 1월 말, 논문을 제출한 이후 2026년의 각오를 다져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