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L 2025 참관 후기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CoRL 학회 참석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운이 좋게 현재 관심을 뜨겁게 받고 있는 로봇 분야의 학회가 한국에서 열려 너무 좋았고, 그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저는 처음 가는 학회로 새롭고 어색하고 어리둥절하게 바라볼 때도 많았는데요, 그래도 논문으로만 보면서 이해하고 하는 것보다 확실히 대면해서 모르는 것도 물어보고 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제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 말고도 현재 로봇의 트렌드나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보면서 insight를 넓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

본격적인 후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학회의 흐름은 Oral / Spotlight / Keynote / Poster, 이 4가지가 주 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중에서 Poster와 Keynote가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먼저 솔직히 말씀드리면, 첫 학회 참석이다 보니 많은 발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manipulation과 locomotion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모방학습(imitation learning)이나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는데, 아직 이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깊지 않다 보니 발표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모든 발표가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기술적인 내용의 어려움과 언어의 장벽을 동시에 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발표하는 사람의 핵심이 뭔지 알아차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들었던 것 같습니다.

Keynote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려움은 있었지만, Keynote가 크게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Keynote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유명하신 로봇 연구자분들께서 현재 로봇 학습 분야의 근본적인 어려움들을 매우 솔직하게 언급하시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주제로 삼고 해결해야 할 방법들을 열어두시면서 이야기하셔서 흥미로웠고, 덕분에 공통적인 현 로봇의 어려움을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데이터의 품질과 양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로봇 러닝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아직 부족한 편인데, 오히려 그래서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더욱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아, 이 분야의 최고 연구자들도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제가 배우고 이해해야 할 것들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연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우리가 현재 학습에 사용하는 데이터가 과연 적합한가?” –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종류와 품질에 대한 고민
  • “웹에서 수집한 대규모 데이터로 실제 로봇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 데이터의 양과 질 사이의 trade-off
  • “시뮬레이션과 실제 환경 사이의 gap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 Sim-to-real transfer의 어려움
  • “Real-world deployment에서 generalization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 학습된 모델의 일반화 문제

초심자의 입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렇게 저명하신 연구자분들이 “우리도 아직 모른다”, “여전히 어렵다”라고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게 당연하구나’ 하고 위축되어 있었는데, 분야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이라는 걸 알게 되니 오히려 용기가 났습니다(?). 이는 한편으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의미이지만, 동시에 같은 연구자들에게 많은 연구 기회가 남아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Oral & Poster Session: Perception 중심으로 본 로봇 연구

학회의 발표는 크게 Oral과 Poster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Oral 세션은 총 6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Manipulation I, Manipulation II, Perception, Planning & Safety & Robustness, Locomotion, Humanoid & Hardware. Manipulation 세션이 2개나 될 정도로 manipulation 관련 연구가 많았고, perception, planning, locomotion, humanoid까지 로봇 학습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연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humanoid robot에 대한 별도 세션이 마련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6D pose estimation을 계속해서 접하다 보면서 자연스럽게 Perception 쪽에 많은 관심을 두고 학회를 참석했습니다. 비전 쪽을 주로 공부하던 입장에서, Oral 세션을 통해 로봇의 행동과 제어까지 연결되는 큰 그림을 볼 수 있었던 것이 큰 핵심이었습니다.
아무래도 oral을 듣고 난 이후 포스터 세션이 학회에서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회 참석 전에 스스로 관심 있는 논문마다 최소 2개의 질문하기라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하지만 쉬운거는 아니더라고요 ,,).
이번 CoRL 2025에서 6D pose estimation 관련 논문은 총 4편이 accept되었고, 그중 1편은 Oral로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는 3편의 저자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는데(1편의 저자는 불참), 포스터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이 분야의 명확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째, Foundation Model의 영향력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foundation model이 연구의 출발점 자체를 바꿔놓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대화를 나눈 거의 모든 6D pose estimation 연구들이 전체 씬에서 object를 찾는 과정을 SAM(Segment Anything Model)이나 다른 foundation model로 이미 해결했다고 가정하고 시작하더라고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어떻게 하면 instance-level에서 object를 잘 찾을 수 있을까?”가 주요 관심사였는데, 이제는 그 부분은 foundation model에게 맡기고 “찾아진 object의 pose를 어떻게 더 정확하게 추정할 것인가?”로 연구의 초점이 완전히 이동한 것입니다. Foundation model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고, 연구 패러다임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Task 통합의
또 다른 흥미로운 변화는 6D pose estimation이 더 이상 독립적인 태스크로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본 논문들 대부분이 단순히 “pose를 정확하게 추정했는가?”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grasping까지 성공했는지를 reporting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분들과 대화하면서 알게 된 점은, 이제 perception은 manipulation pipeline의 한 부분으로 통합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Pose 추정이 정확하다”는 것의 의미가, 단순히 ground truth와의 오차가 작다는 것이 아니라, “그 pose 정보로 실제로 로봇이 물체를 잡을 수 있는가”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셋째, 소통의 가치
포스터 세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저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논문을 읽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저자에게 직접 물어보면서 “아, 이래서 이렇게 설계한 거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왜 이 방법을 선택했는지”, “실제 구현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같은 논문에는 잘 나오지 않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여전히 부담스러웠지만, 제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서 논문 너머의 연구 과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 세션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영어 소통이었습니다. 논문을 읽을 때는 이해가 되는 내용도, 막상 저자와 영어로 기술적인 대화를 나누려니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제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막혔습니다.하지만 저자들은 대부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다시 천천히 설명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런 대면 소통을 통해 논문만 읽어서는 알 수 없었던 연구의 배경이나 motivation, 그리고 실제 구현 과정의 어려움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학회가 끝난 후 바로 듀오링고 영어 학습을 시작했습니다 ㅋㅋ 다음 학회에서는 더 자신 있게 소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Demo&Final

학회장에 전시된 로봇 데모들은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로봇이 옷을 개는 Deformable Task 시연이나 다양한 manipulation 태스크를 수행하는 최신 로봇들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논문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연구들이 실제로 눈앞에서 동작하는 모습을 보니, 로봇 기술이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대부분의 데모가 로봇 hand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Dexterous manipulation, 즉 손재주가 필요한 섬세한 조작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활발하다는 것을 데모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연구팀들이 multi-fingered hand를 장착한 로봇들을 선보이며, 물체를 집고, 회전시키고, 조작하는 과정을 시연했습니다. 특히 in-hand manipulation(손 안에서 물체를 재조작하는 기술)을 보여주는 데모들이 많았는데, 이는 사람의 손처럼 유연하고 정밀한 제어가 로봇 분야에서 얼마나 중요한 화두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끝으로, 첫 학회 참석의 마지막 후기로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연구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느끼고, 현재 분야의 방향성을 파악하며 소통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리둥절했지만, 학회가 끝날 무렵에는 이 분야의 큰 그림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다음 학회에서는 더 준비된 모습으로 참석해서, 더 깊이 있는 논의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 연구실의 논문도 CoRL에서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Author: 손 우진

2 thoughts on “CoRL 2025 참관 후기

  1. 안녕하세요 우진님
    “최고 연구자들도 여전히 모른다”라는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어떤 점에서 위로가 되었는지 궁금합네요.

  2. 안녕하세요 우진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학회 일정이 너무 빠듯해서 막상 학회 내용에 대해서는 말해볼 기회가 좀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학회 같이 참석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서 참관기를 읽게됐는데요,
    연구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빠르게 바뀌는지, 실제 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끼시면서 혹시 앞으로는 6D pose estimation 연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내용이 있었나요?
    Oral paper로 선정된 연구를 보면서 기존과 많이 다르지는 않은 것 같은데 grasping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리포팅된게 큰 것 같다는 결론을 저희끼리 내렸었는데, 저자와 이야기하면서 저희가 모르던 무엇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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