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x-diary들을 돌아보니 그 동안 항상 무언갈 배우는 입장이었고, 그 배움의 과정에서 느낀점들을 적어왔었는데요. URP 조교를 마무리하며 누군갈 멘토링하고 난 후 회고를 적는 건 처음이라 조금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래저래 경험도 많았고 느낀 점이 상당히 있었던 지라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5 동계 URP 서브멘토
우선 저의 조교활동 첫 시작은 2025년 동계 URP 서브멘토였습니다. 맡은 일은 ROS2 실습 서브멘토, SSD Pascal 원복, Kaist PD 원복, 손우진 멘티님의 챌린지 서브멘토였습니다. 당시 ROS2 메인멘토가 손건화 연구원님이었고, 건화님이 총괄조교를 역임했던 때라, 부담을 좀 덜어드리고자 긴장하면서 열심히 준비하려했던 기억이 납니다.
<SSD 원복>
SSD Pascal, Kaist PD 원복 준비는 김영규 연구원과 함께 하면서 약 1주 정도 시간을 잡았었는데요. 그 전 기수, 그 전전 기수에서 베이스라인 세팅한 과정을 거의 몰랐어서,, 다시 URP를 경험하는 과정처럼 시간을 좀 많이 들였던 기억이 납니다. 도커 세팅부터, 자잘한 dependency 이슈들도 많았고, 제가 urp멘티로써 SSD 주차를 겪었을 땐 데이터셋 annotation에서의 Background 라벨이 포함되는 것에 의한 학습 시 loss : NaN 현상이 가장 어려웠던 문제였는데, 그 때의 데이터셋을 활용해서 난이도를 올릴까 말까도 영규형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은 해당 현상을 겪지 않게 하고, 좀 더 챌린지 주간에 집중할 수 있게 쉬운 데이터셋으로 베이스라인을 잡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데이터의 annotation을 꼼꼼히 보지 못했던 탓인지, 해당 데이터셋의 annotation에서 의문점이 생기는 부분들이 몇 있어(좌표값 이상치), 당시 멘티분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해왔을 때 답변을 명쾌하게 드리지 못해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한 친절하고 꼼꼼한 베이스라인 준비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당시 베이스라인 세팅이 끝나고 난 이후, 다음 URP조교 중 베이스라인 세팅을 맡을 분을 위해 notion에 해당 내용 인수인계를 위해 간단히 정리를 했었는데, 나름 잘 활용되어 뿌듯했습니다.
<챌린지 서브멘토>
또 챌린지 주간 우진님의 서브멘토로써의 역할을 수행했었습니다. 우진님이 초반엔 고찰 면에서 조금 더딘 모습을 보여 디스커션을 많이 하러 자주 URP 실습실에 내려갔었는데요. 저도 제가 urp멘티로써 챌린지 진행 시 공부했던 기억 위주로 우진님께 조언을 드리다보니 살짝은 편협된 시각으로 가르쳐드린 적도 많았고, 생각보다 티는 많이 못냈지만 저도 헷갈리고 있던 오개념도 더러 있었어서, 챌린지 주차가 끝나고 나선 개인적으론 좋은 멘토링은 못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저의 부족한 멘토링 실력에도 우진님은 당시에 부족한 부분이 있단 걸 알게되면 스스로 그걸 우직하게 채워나가려고 하셨던 분이라 결론적으론 큰 문제없이 잘 마무리됐던 것 같습니다.
<ROS2 서브멘토>
ROS2에 관해서는, 전반적인 ROS2 이론에 대한 세미나를 건화님이 도맡아서 해주셨고, 저는 ROS2+SSD, ROS2+OVD 실습과 관련된 내용을 맡게 되었습니다. URP 시작 전만 해도 저는 그 동안 연구실에서 태주님의 가이드로 jetson nano보드 상에서 Open manipulator 작동시켜보고 kaist ros2 겨울학교나, 숭실대 ros2교육 등 여러 교육을 들어왔어서 이것저것 ros2 관련해서 뚱땅뚱땅해보는 일이 많았었는데요. 때문에 URP 실습 준비에 그다지 많은 시간이 들지 않겠구나~ 금방 준비할 수 있겠다~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막상 URP가 시작되고 나니, 그 때 당시 챌린지 주차의 제 멘티였던 우진님께 멘토링을 수행하면서, 제 KRoC 발표 포스터 준비도 겹치고, 뭔가 이것저것 해야될 게 겹치면서 생각보다 준비하는 데 삐걱이게 되면서 이러다 ROS2 주차 실습 준비가 미흡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당시 URP 인원이 8명이었기 때문에 실습을 위해선 jetson nano 보드 총 8대에 대한 환경세팅 검증이 필요했는데요. 8대 중 4대씩이나 보드 전원이 켜지지 않았습니다. 한 시가 급했는데 어찌저찌 SD 카드 초기화도 해보고 Jetpack 다시 설치해보고, 이 마저도 안돼서 블랙스크린(최악의 상황)이 뜨며 부팅조차되지 않으면 다른 Ubuntu 컴퓨터를 활용해서 jumping까지 했어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바쁘신 와중에 태주님과 승현님, 영규형 등 저희 팀분들이 붙어서 계속 도와주셨던 기억이 납니다.ㅜ 덕분에 Ubuntu 세팅은 다 통일했는데 또 문제가 실습을 위한 환경세팅도 모두 동일하게 맞춰주어야했고, 동일하게 맞춰주고 난 뒤 실습코드가 잘 동작하는지까지 검증을 했어야하는 상황이 꽤나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사실 노가다니까요. 어찌저찌 실습세팅 끝내고 막상 실습을 진행했습니다만, 그 당시 3일밖에 주어지지 않은 ros2 주차라, 정신없이 실습 세미나하고, 실습하고 질문받고 하느라 섬세한 실습멘토링은 하지 못했고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던 멘토링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5 하계 URP 메인멘토
위까지는 25년도 동계 URP에서 제가 맡았던 일들을 나열식으로 적어봤었는데요. 이번 25년도 하계 URP 에서는 ROS2+OVD 주차의 메인멘토, 이예은 멘티의 챌린지 메인멘토를 맡았습니다.
<ROS2+OVD 메인멘토>
솔직히 이미 한번 조교를 겪고 나니 익숙함이 생겼는지, 잘못된 멘토링을 해줄까 긴장은 안 되었습니다. SSD pascal, kaist PD 베이스라인 원복을 위한 세팅 내용도 노션으로 정리해놔서 베이스라인 담당이셨던 지연님께 작은 도움을 드렸었고, ROS2도 이전에 서브로 경험했던 부분이 있던 지라 주도적으로 주차를 계획하면서 서브멘토와 작업분배도 적절히 나누어 조금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 전 urp 기수에서 ROS2+OVD 이론 세미나와 실습에 대한 난이도 조절이나 디테일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느꼈었는데, 해당 부분을 서브멘토인 안우현 연구원과 여러 차례 디스커션하며 멘티들의 이해도 및 학습 일정을 고려한 내용으로 나름 컴팩트하게 짜낼 수 있었다는 점과, 더 나아가 ROS2+OVD+LLM 미니 프로젝트 내용으로 이론과 실습, 기획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하면서 프로젝트 툴로써의 활용가치가 높은 ROS2의 핵심을 강조하면서 짧은 일정 속에서 컴팩트하게 경험하게 하고 나름 잘 마무리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jetson orin nano 검수하고, 환경세팅 통일하는 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됐고 여전히 세팅 시 버전관련 사소한 이슈가 있었다는 점이 아쉽네요.)
<챌린지 메인멘토>
챌린지 멘토링 관련해서는 멘토링 방향성에 좀 집중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 들어와서 훗날 함께 일할 수 있을 co-worker로, 혹은 저희 연구실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urp의 취지에 맞게 연구자적 마인드를 경험해본 사람으로써 성장시키려면 어떤 식으로 멘토링을 해줘야할까에 대해서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1년 반 정도 연구실에서 배워나가며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몇 가지 생각들, 저 스스로도 지키려고 노력하는 태도들을 기준으로 저의 담당 멘티의 멘토링 방향성을 잡아보고자 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 개인의 진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나가고 있는가. ‘꺾여도 계속 할 수 있을만큼?’
- 연구의 프로세스가 잘 맞는가. 성능에 치중하지 않고 결과 분석과 ‘왜?’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하는가.
-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을 잘 구별할 수 있는가. 자신이 잘하는 게 뭐고, 부족한 게 뭔지 아는가.
- 본인의 생각을 듣는 대상을 고려하여 잘 표현할 수 있는가.
- 머리로 이해한 걸 코딩으로 빠르게 구현해 볼 수 있는가.
등을 생각해보았고 결론적으로 위의 내용을 요약해서 적성고민, 분석력, 메타인지, 의사소통, 코딩능력 이렇게 5가지의 요소를 기준으로 삼고, 멘티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며 멘토링의 방향성을 잡아나갔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담당멘티가 실력과 열정이 뛰어났던지라 멘토링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의사소통도 굉장히 잘 되고, 메타인지도 뛰어나고, 코딩능력도 뛰어나서 전반적으로 뒤쳐짐없이 정말 잘 따라와주었었는데요.
근데 아이러니하게 저는 그런 실력이 뛰어난 멘티를 담당하며 제가 정한 저 기준들에 제 스스로가 부합하는 지를 자꾸 체크해보게 됐던 것 같습니다. URP 멘토링과 개인 논문을 위한 실험 일정이 겹쳐서 더 그런 것 같긴 합니다만 저는 1,3을 나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2,4,5가 굉장히 어렵더라구요. 특히나 요즘들어 개인 논문을 위해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들 속에서, 5번, 즉 실험을 위한 코딩이 더뎌지다보니 분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2번, 그러한 실험들에 대한 결과 분석이 조금 얕은 느낌이 들고, 그러다보니 4번, 내가 분석한 내용이나 문제정의 기반의 실험 설계가 교수님이나 선배들에게 논리적이게 와닿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제 논문 하나를 완성하기 위한 전반적인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이러니합니다. 누굴 멘토링하는 과정 속에서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이번에 메인멘토를 맡으신 다른 분들은 어떤 식으로 느낀 점이 생기셨을진 모르겠습니다 하하.
이제는 같은 팀원이 된 멘티들(예은님, 기현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로써 역할을 다하려면 제가 위해서 언급했던 저 기준들을 저부터 잘 지키려고 다분히 노력해야겠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후배 연구원들의 기초교육 또한 잘 진행해나가보고 싶고, 그러면서 제 연구도 잘 챙길 줄 아는 건강한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