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연구실에 들어온 지 벌써 2년이 지나 4번째 회고록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urp를 끝내고 신입으로 연구실에 들어온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제가 벌써 2년차가 되어 석사 1학년을 마무리하고 있다니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놀라울 따름 입니다 ..
학부생으로 보냈던 23년도보다 더 정신없이 흘러간 한 해라고 느껴지는데 그 시간 동안 제가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상반기에 대해서는 상반기 회고록을 작성하였으니 하반기에 초점을 맞추어 작성해보겠습니다.
하반기를 되돌아보며
(1) 첫 SCI 저널 작성
상반기 회고록을 보니 딱 랑데뷰 과제를 위한 작업을 마치고 논문 준비를 하던 시기였네요. 논문 작성 후기 역시 작성하였지만 그 땐 논문 마무리 후 리비전 이전에 제가 논문 작업을 진행하며 겪었던 시행 착오들을 기록하는 느낌으로 작성했었던 지라 ㅎㅎ .. 하반기의 대부분을 논문에 집중했기 때문에 제가 논문을 작성하면서 느꼈던 생각들 위주로 좀 더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무던한 성격이라 논문 작성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슈들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생각보다 받는 스트레스가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몇달의 시간을 썼던 작업들이 무산되거나 진척도 없이 몇 주의 시간을 흘러보내야 했을 때 정말 막막한 감정이 컸었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논문을 작성하면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들인 것 같지만, 처음 제대로 논문 작성을 하던 저에게는 어떻게 다른 방향을 찾고 대처해야 될 지를 몰라 방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 작업했다면 그런 순간들마다 다시 집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승현님께서 같이 방향성을 잡아주고 논의해주셔서 논문 작성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흔히 논문을 읽을 때 main contribution이나 실험이 논문의 내용을 증명하기에 부족해 보이면, 탑티어 학회의 논문이더라도 논문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작성을 해보니 객관적으로 논문을 판단하기가 어렵고, 부족하단 느낌이 글에서 느껴진다고 해도 어떻게 보완해야될 지가 명확하지가 않더라구요. 사실 영어로 작성을 하는 것보다 처음 한글로 초안을 쓸 때 더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 윤서에게 한글 초안을 공유해준다고 오랜만에 저도 읽어봤었는데 .. 정말 엉망진창이더군요. 괜히 연구자들이 논문을 빠르게 작성하고 오랜 기간 여러 번의 수정을 한다는 얘기가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기간이었지만 그 뿐만 아니라 글이 얼마나 설득력 있고 짜임새 있게 쓰여져 있는지 읽어보며 스스로 수정하고, 다른 연구원에게 받은 피드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처음 revision 과정도 경험해보았는데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할 줄 몰랐지만 정말 내 논문을 읽고 리뷰를 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지 못했던, 혹은 알고 있었지만 애써 논문에서 감췄던 헛점을 지적하는 리뷰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한번 논문을 수정하고 추가 실험을 하면서 논문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논문을 작성하고 최종 publish 되었을 때 까지의 기간이 제가 연구실을 들어와 가장 많은 걸 배우고 성장할 있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논문 작업이 끝났을 당시에는 논문 작성의 한 싸이클을 드디어 경험해봤다는 생각과 더불어 다음번에 이 과정을 또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었습니다. 지금은 accept되어 제 논문이 생겼다는 뿌듯함과 작성할 때의 기억이 조금 미화.. (?) 됐는지 얼른 새로운 연구 결과로 이번에는 학회 논문을 작성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 과제
과제로는 크게 여름방학까지 랑데뷰 과제 종료를 위한 보고서 작업, 그리고 하반기에 가동원전 1단계 평가 및 마무리를 위한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과제 종료를 위한 최종 보고서는 랑데뷰로 처음 작성해보았는데, 승현님의 주도 하에 제가 수행한 부분을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가동원전 같은 경우는 제가 메인으로 보고서 작업 역할도 분배하고 발표 자료도 만들었었습니다. 항상 선배 연구원들께서 나눠주는 일을 잘 해내는 걸 목표로 작업을 했었는데, 처음으로 제가 주도적으로 일을 해보려니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가동원전은 작년부터 계속 작업에 참여를 하던 과제인지라 비교적 큰 이슈는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이 과제에서 우리 연구실이 맡고 있는 파트와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작업 진행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년보다 더 많은 비중의 일을 했음에도 오히려 작업을 수행하는데는 이번이 더 수월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직까진 선배 연구원 분들의 피드백과 도움이 많이 필요했었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더 주도적으로 과제를 맡아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또한 하반기에 2차례 과제 관련 출장을 다녀왔었는데요, 이때까지 저희 연구실에서 하는 일에만 초점을 맞추어 과제를 바라봤다면, 출장을 가서는 더 넓은 시야로 이 과제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정말 많은 기관이 하나의 과제를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타 기관의 발표를 들을 때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같이 출장을 간 선배 연구원 분들이 그런 타 기관의 내용을 들으며 우리 연구와 연관이 있어 보이는 부분을 찾아 메모하고 추후 방향을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며 좀 더 거시적으로 과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도 내년에는 각각의 나무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는게 아니라 큰 숲을 바라보며 과제 뿐만 아니라 연구를 수행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회고록을 작성하고 보니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바쁘게 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이렇게 일년을 더 보내면 석사 2년을 모두 마친다는 생각에 걱정과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남은 1년동안 어떤 연구를 해야할 지, 졸업을 할 때 쯤에 진로와 취업 고민 등등 .. 많은 불안한 요소들이 생각나는데요, 이런 불안감에 잠식되지 않고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남은 기간을 후회없이 보내려 합니다.
얼마 전 면담 때 교수님께서 우리 모두가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해 이런 과정을 겪고 있다고 말씀하신게 기억이 납니다. 제 성격이 능동적이지도 않고 주관이 뚜렷하게 없어 독립적이라는 키워드와는 굉장히 먼 사람인데요 .. 그렇지 못한 사람이기에 더더욱 독립적인 연구자라는 말이 계속 기억에 남고, 그런 연구자에 가까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가까운 시일 내로 urp가 시작되는데요, 처음으로 총괄 조교를 맡게 되어 매우 떨립니다 🦧🦧 여러 사람을 이끌어 일 해본 경험이 없고 어떻게 보면 정해진 일을 받아 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윤서를 붙잡고 제가 잘하고 있는건지 물어보며 무탈하게 urp를 잘 마쳤으면 하는 마음 입니다. 절 귀찮아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
거의 일년 동안 작물 관련 3D detection을 수행하였는데, 이젠 더 나아가 어떤 방향으로 연구할지 구체화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
모든 RCV 연구원 분들 25년도에 원하시는 목표 다 이루는 한 해가 되시길 바라며 회고록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