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동계][김현우] URP 를 마치며

URP를 마치며

안녕하세요 저는 지능기전공학부 스마트기기공학과 18학번, 이제 학부3학년으로 진학하는 김현우입니다. 22년 동계 URP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두 달 간의 과정을 마쳤고, 자대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여 22년 3월부터 RCV 연구실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URP 프로그램에 이미 지원하셨거나 지원하실지 고민 중인 분들이실 겁니다.

URP 진행

아마도 URP에서 무엇을 하는지 가장 궁금하실 텐데요, 기수마다 과정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저희 기수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간략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1주차: 인공지능 기본 개념 복습/ VGG16 모델 실습/ Object detection 관련 SSD 논문 읽기
2주차: SSD 구현, Object detection 실습
3-5주차: SSD를 기본으로 하여 성능을 올리는 작업
6-8주차: 카메라로 영상을 취득하고 카메라 파라미터를 얻는 작업

URP를 진행하면 보시다시피 매일매일 이론적으로 생소하고 새로운 내용들을 접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1-5주차에는 Python, 6-8주차에는 C++, MATLAB을 사용하는데 지금껏 C언어만 사용해본 저로서는 각각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많이 필요했습니다.

8주 간의 과정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도 볼 수 있지만 주차 별로 진행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른데요, 진행 내용이 전환될 때마다 컨셉이 무엇인지 다시 파악하고 전체 흐름을 잡는 것이 저에게는 쉽지 않았습니다.

주차 별 과정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도 자세히 설명해주실 것으로 생각하고, 이어서 URP 지원 시점부터 URP의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 8주간 제 마음 속에 있던 고민들과 그것에 대한 답은 무엇이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URP를 지원할 때

URP를 지원하기 이전에도 인공지능 분야로 가겠다는 마음은 확실했습니다. 2학년 때 흥미로워 보여 교내 인공지능 동아리에 들어가 기본 이론과 개념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2학기에 걸쳐 기본 이론들을 보았고 이 때 컴퓨터 비전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주변 잘하는 사람을 보며 자극도 받았고 인공지능 분야로 취업을 하려면 석사 졸업이 필수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조금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솔직히 뭘 해야 할지 아예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관련 전공자들은 논문을 읽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좋다고 주변에서 다들 말은 해도, 현실적으로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나 막막하였습니다. 이 때 최유경 교수님께서 학부연구생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고 대학원이란 어떤 곳인지, 컴퓨터 비전을 연구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단순하게는 방학 중에 경험을 쌓기 위해 등 당시 제 상황을 종합해 보았을 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여 지원하였습니다.

고민과 결정

URP를 지원할 때 큰 고민은 없었습니다. 인공지능 중에서도 특히 컴퓨터 비전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지원하였고 오히려 URP를 진행하는 과정 중에 예상치 못한 고민과 스트레스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대 대학원 진학과 분야를 결정하고 URP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 중에 이게 나한테 잘 맞는 것인지, 잘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힘들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가 마지막에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어떻게 얻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주마다 해야 하는 일이 계속해서 바뀌고, 이론도 어려운데 이걸 생소한 툴을 사용해 구현까지 해야 하고, 분명 같은 세미나를 들었는데 동료들은 앞서나가는 것 같고…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초반에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1, 2주 지나고 깨달은 것은 나보다 잘하는 동료들과 협력하거나 멘토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료들이 아무리 잘하는 것처럼 보여도 다 똑같이 처음 하는 내용이고 그들도 다른 동료들과 서로 도와가며 해결해나가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몇 주 내내 함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열등감도 들고 남과 나를 비교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 모자람을 느껴 더 각성하고 발전하는 부분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시간은 한정돼있고 받아들여야 하는 내용은 많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줘야만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얼마나 빨리 깨닫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것을 깨닫고 난 뒤에도, 사실 어려운 건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동료들과 토론하고 구글링을 해도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럴 때는 궁금한 내용을 잘 정리해 멘토님들의 도움을 받거나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찾아가며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고통의 시간을 반복적으로 겪고 나면 처음에는 어렵고 잘 안되어 스트레스 받았던 것들이 하나둘씩 해결되고 어느 정도 해당 주차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결국 과정 중간에서의 고민들을 떨쳐내고 원래의 의지대로 연구실 진학을 결정하게 된 포인트였습니다. 내용이 이해되지 않고 그 날의 목표를 못 이뤄냈을 때 스트레스가 컸지만, 다른 분의 도움을 받든 저 혼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든 계속해서 시간을 투자하면 결국은 해결된다는 경험과 그 때의 성취감들이 쌓여 의문을 해결해준 것입니다. 물론 진학한 후 다루는 내용들이 훨씬 어렵고 복잡할 수 있겠지만, 컴퓨터 비전 분야를 본업으로 삼기 위해서 그것 또한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들일 것이고 그런 일들을 남들보다 좀 더 빠른 시기에 경험하는 것에 큰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리

아무래도 제가 쓴 후기는 이미 대학원 진학을 마음먹은 후 URP를 진행 하면서의 고민이기 때문에 당장은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RCV 연구실에 진학하기로 하신 분들이라면 URP를 진행하면서 두 달 동안 매일같이 겪게 될 일들이고, 제가 겪고 보니 ‘미리 좀 알고 있었더라면 시간을 아껴 더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었겠다’ 하는 아쉬운 생각에 전달해드리고자 적어보았습니다.

두 달 동안 너무 힘들고, 집에 가고 싶고 등 고민이 많으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정상이고 오히려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멘토님들께서 말씀해 주십니다. 그 시간을 겪을 때 좌절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동료들도 다 그런 시간을 겪고 있고, 겪어야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힘든 순간에 드는 고민들도 멘토님들께 여쭤보며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저는 멘토님께 ‘이런 힘든 과정을 수 년 이상 하고 계신데, 어떤 궁극적인 목표가 있으셔서 이게 가능했는지’, 아니면 저 스스로의 실력에 의구심이 들 때 ‘이렇게 못해도 대학원에 갈 수 있는지’ 등과 같은 유치한(?) 질문들도 한 적이 있습니다. 멘토님들께서도 모두 URP를 통해 ‘처음’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신 분들이기 때문에 항상 현실적으로 마음에 와 닿는 답변을 해주셨고 그것들이 다시 원동력이 되어 남은 프로그램을 열심히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URP에서는 2달 동안 연구가 본인에게 잘 맞는지 스스로를 테스트해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흔치 않기 때문에 URP를 한 번 진행하실 때 최선을 다해 본인의 모든 것을 투자해봐야 이후에 연구 또는 개발을 선택하실 때 적어도 덜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비록 제가 만들어 낸 결과물들은 완벽하지 않았을 수 있겠지만,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에 URP를 지원한 것,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 것 모두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URP 프로그램을 주관하시고 제가 참여할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주신 교수님과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URP 멤버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도와주신 조교님들, 그리고 8주간 함께 고통과 기쁨을 겪으며 성장한 동료들에게 감사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Author: rcvlab

RCV연구실 홈페이지 관리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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