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 2025년을 보내며

저의 첫 회고록입니다. 올 한 해, 특히 하반기는 지금까지의 제 인생에서 가장 충만했던 시기였습니다. 연구실이라는 낯선 환경에서의 어색함과 설렘, 로보틱스라는 분야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 교수님과 연구원 분들의 애정 어린 격려에 대한 감사함 등, 너무나도 소중한 마음으로 가득 찬 하반기였습니다.

첫 마음가짐

먼저 연구실 진학을 결정하기까지의 저의 마음가짐에 대해 돌아보고 싶습니다. 저는 고민이 너무나도 많은 성격인데요. 그래서 마음이 끌리는 대로 선택하기보다는 각 선택지에 대해 온갖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최선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연구실 진학에 대해서도 그런 식으로 고민을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최종적인 결정은 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RCV에 진학하지 않으면 어떤 이유로든 후회할 것 같았어요. 역시 사람의 일은 이성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ㅎㅎ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고부터 인공지능에 참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비교적 일찍 시작한 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내향적인 성격이지만, 빠르게 트렌드를 읽고 시야를 넓히고 싶어 URP 이전에는 동아리 활동도 이것저것 해보고 네트워킹에도 열심히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려본 결과 인공지능의 방향성은 결국 physical AI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저를 로보틱스 팀으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연구실에 들어오며

연구실에 들어온 후로는 정말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고양이 책을 통해 컴퓨터 비전의 기초를 공부했고, LLM 프롬프팅 기법들과 VLA 기초 공부 등을 하며 앞으로의 연구에 밑거름이 될 기초 지식을 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로는 SO-101을 가지고 환경 세팅부터 데이터 취득, 모델 학습까지 로봇 러닝의 한 파이프라인을 직접 경험해보았습니다. 이 기간동안 힘든 점들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하드웨어를 만지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정말 기초적인 것들도 모르는 게 많았고, 하나하나 직접 경험해보며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딩을 하다가 오류가 생길 때는 코드만 고치면 문제가 바로 해결되지만, 하드웨어의 문제는 꼭 그렇지만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어색하고 다루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연구원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나름 재미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학습된 모델을 deploy 하였을 때, 물론 성공률은 낮았지만 펜 세 개를 통 안에 성공적으로 넣었을 때는 이게 바로 도파민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충분히 쌓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연구실에 들어온 이후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그래서 내가 뭘 하고 싶은가?”였습니다. 이 힘든 연구실 생활을 즐길 수 있을만큼 재미있는 게 무엇인지 찾지 못해 한동안 고민이 많았습니다. 혼자 끙끙 앓다가 저의 사수님부터 시작해서 저희 팀 팀원 분들께 솔직한 제 고민들을 털어놓게 되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의 두서없는 고민들을 진심으로 들어주시고 길을 잡아주려고 열심히 노력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우선 1월부터는 저의 4학년 1학기 창의학기제 주제로 잡은 Fine-grained OVOD와 RAG를 공부할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Attribute Detection을 먼저 생각했었는데요, 세밀한 탐지를 위해 이 속성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많은 고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로봇과는 잠시 멀어진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저의 이 연구가 시뮬레이터나 로봇에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하루 빨리 저의 색깔을 찾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2026년에는

새해에는 열심히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의 저는 할 일이 많기도 했지만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보니 스케줄 관리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 그때그때 생겨나는 물음표들 또한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혀지곤 하더라구요. 그래서 새해에는 저의 스케줄과 공부한 내용, 더 생각해볼 만한 내용들을 열심히 기록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심리적으로 힘이 들면 건강부터 나빠지는 체질인데요, 이상하게도 연구실에서는 매일매일이 힘들었지만 몸은 정말 튼튼했습니다. 그만큼, 힘들 때가 있어도 심리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연구실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그래도 앞으로의 건강을 위해 헬스장도 다시 끊고 건강한 식습관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과도한 고민에 머물기보다 일단 부딪혀보려는 자신감과 추진력을 갖춰보고자 합니다. 짧은 연구실 생활이었지만 고민만 하던 시기보다는 부족하더라도 일단 부딪혀보고 시도하던 시기가 저를 훨씬 더 크게 성장시켰음을 느꼈습니다.

마무리

이렇게 저의 한 해를 돌아보니,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많은 사랑을 받은 한 해였습니다. 그만큼 저의 2026년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저보다 저를 더 잘 알고 곁에서 이끌어주신 연구원 분들과, 소중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교수님, 그리고 매일 밥 같이 먹으며 소소한 일상과 고민을 함께 나누었던 동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Author: 이 예은

5 thoughts on “[이예은] 2025년을 보내며

  1. 안녕하세요 예은님, 회고글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뭘 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은 비단 연구원으로써뿐만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정말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예은님 말고도, 저를 비롯한 다른 연구원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 같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의 방향을 지금 찾아가려고 여러가지 고민들을 하고 답을 내려보려는 시도 자체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정말 삶의 목표와 방향성을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근본 태도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예은님은 아주 멋진 자세를 지닌 것 같습니다. 더불어 올 한해가 여러 선택의 기로 앞에 섰던 격변의 해였을 텐데,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이것저것 부딪혀보고 경험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연구주제가 저와 엮이는 부분들이 많아질텐데, 2026년도 저희 같이 화이팅해봅시다!

  2. 안녕하세요 예은님 회고록 잘 읽었습니다.

    제 옆자리에서 늘 맡은일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모습을 보면서 같이 노력하게된 적도 많을정도로 주변에도 긍정적인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한참 새벽까지 남아서 같이 할때는 고민에 빠진 예은님을 옆에서도 지켜볼 수 있었는데, 큰 무리없이 견뎌내는 모습이 일단 부딪혀보자라는 마음을 갖게되고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이젠 옆자리 동료로써 같이 성장해나갔으면 합니다!
    고생많았어요~ 퐈이팅!

  3. 안녕하세요, 예은님. 회고글 잘 읽었습니다.
    URP를 진행하면서 처음 예은님을 봤을 때는 멋진 누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있는 것도 많고 저보다 더 체계적인 실험을 진행하면서 계획적으로 task를 수행하는 모습이 본받아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팀으로 활동하면서도 항상 완벽하게 끝내려는 모습이 멋졌지만, 이런 모습 때문에 때로는 너무 힘들게 하고 계시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학기를 즐겁게 마치고 개발 인턴을 열심히 준비하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완벽한 성격보다는 하면서 배워가는 성격이라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옆에서 잘 설명해주고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건강 관리 잘하시면서 화이팅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나 화이팅~

  4. 예은님 안녕하세요 ! 회고록 잘 읽었습니다
    예은님을 볼 때마다 나이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매번 느끼게 됩니다. 알게 모르게 저도 예은님을 많이 의지하는거 같기도 하구요 ㅎㅎ
    그리고 또 꽤나 저랑 비슷하다고 느끼는 부분들도 많은데요! 저는 그런 면에서 일기 쓰기를 한번 추천 드려봅니다 ㅎ
    나 자신을 아는데에, 나 자신을 돌보는데에 엄청 도움이 되더라구요!!
    힘들어도 뚜벅뚜벅 잘 헤쳐나오는 예은님이라 크게 걱정은 안된다만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연못에 같이가는 동료가,언니가 될 수있길 ㅎ,ㅎ 2026년도 잘 지내보아요

  5. 예은님 회고록 잘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은님은 어떤 일이 주어지든 적극적으로 임하시고, 책임감도 강하신 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실지 더 기대가 됩니다.

    평소에 고민과 생각이 많으신 것 같은데, 이번 회고록에서 일단 해보겠다는 태도를 가져보시려는 다짐이 보여서 인상적이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보다 일단 해보자는 성격의 사람이라,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이야기해주세요.ㅎㅎ

    연구실 생활 화이팅하시고, 고민이 있거나 논의가 필요할 때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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