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주는 한 해를 돌아보는 회고록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벌써 2025년의 마지막 주말이 지나가고 있는데,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근데 또 올해 초를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기도 하네요.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2025년
올해 초 졸업식 때 교수님과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논문을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와 같은 이야기를 잠깐 나눴던 것이 기억납니다. 저는 항상 노력의 방향이 중요하고, 일을 되는쪽으로 해야 열심히 했을때도 결과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우선 처음 1년은 최대한 많은 연구를 접하고 논문을 읽고 공부하며 로보틱스 연구가 어떤 흐름인지 감을 잡자 였습니다.
초반의 답답함을 빠르게 이겨내기 위해 각종 국내외 로보틱스 커뮤니티나 유튜브 채널을 접했습니다. 이곳에서 본인들의 프로젝트를 공유하거나 다른 멋진 연구들을 소개하는 글, 영상을 보면서 산업의 동향이 어떤지, 어떤 연구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 등에 대한 지식을 계속 접하다 보니 관심 분야가 생기고, 관심 분야 안에서는 최근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지 정도는 허덕이면서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CoRL학회를 다녀오는 특별한 경험도 했었는데요, 이 때 꽤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학회 참석 전 까지만 해도 로봇 러닝에 대한 논문들에 대한 정리가 부족했었는데, 학회 기간동안 많은 저자들과 포스터에서 질문을 하거나 강연을 들으면서 인사이트가 많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기업에서 오신 저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돈과 인력이 풍부한 진영에서는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이 연구가 그 과정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등 큰 그림에 대해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여러 대학원생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는 이 논문이 나오기까지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문제 정의를 어디서 출발했는지 등 좀 더 경험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학회 참석 이후로 좀 더 필요한 논문이 무엇인지, 어떤 공부를 해야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고 그 이후에 여태 읽었던 논문들을 다시 보며 흐름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무엇보다 이런 커뮤니티에 제 연구를 들고가서 교류하고 다른 연구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말에는 KRoC논문 제출과 더불어 데모 영상 준비를 하느라 로봇과 친해지는 시간을 꽤 보냈습니다. 로봇 러닝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것이 처음이라 힘들긴 했지만, 그런만큼 코드 이해도 되고, 안되는 부분이 왜 안되는건지 경험과 더불어 이론적인 이해도 더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그와 동시에 여러 궁금증들이 생겼고 좀 더 일찍 경험들을 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역시 직접 해보면서 배워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실험을 하며 문제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세히 적지는 않았지만 돌이켜보니 발전하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고, 또 연초에 자신과 약속했던 것들을 전부는 아니지만 꼭 지키자고 다짐한 것들은 지키면서 꾸준히 노력한 것 같아 나름 보람찬 한 해인것 같습니다 ㅎㅎ.. (이제 시작이지만)
2026
올해는 연구실 생활이나 x-review 같이 좀 연구에 초점을 맞춘 계획들을 지키는데 힘 썼다면, 올해는 정말 몸관리에 힘써야 하는 한 해인것 같습니다. 사실 살이 정말 많이 쪘는데요.. 78키로에서 방금 재보니 104키로까지 찌게 됐습니다..
연구 열심히 하겠단 핑계로 일상 루틴도 다 망가트리고 먹고싶은것도 너무 맘대로 먹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헬스장을 가도 유산소는 안하고 근력 운동만 해서 정말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연구를 장기전으로 봐야하는 만큼 올해는 시간을 밀도있게 쓰고 스케줄링을 꼼꼼히 하면서 운동하는 시간을 무조건 고정해두고 식단도 철저히 하려고 합니다.
논문도 제대로 써보고 싶은데요, 두리뭉실한 지식과 문제정의에서 벗어나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해결 방법을 제안해 어떻게 해결을 보였는지 설계한 실험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작게나마 연구 사이클을 경험해보고 여러 연구들을 접하다 보니 잘하고 싶은 욕심도 좀 생겼는데요, 최근엔 구체적으로 제 연구에 대해 더 고민하고 빨리 뭔가를 해내야겠다는 압박감도 생기긴 합니다. 최근 다양한 foundation model들이 등장하고 확 발전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연구가 데이터 확장성, 효율성에 집중하는 만큼 최근 다양한 foundation model들을 공부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생각중입니다.
또 ‘연구력’이 강한 연구자들은 어떤 고민들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 그저 남 연구 구경만 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 그저 더 많은 연구를 구경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노력은 했지만 앞으로는 논문들을 깊게 파고 들어가서 그 안에서 어떤 문제정의가 되었는지, 한계는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만약 깊이있게 분석하기에 지식이 부족하다면 부족한 부분에 대해 필요한 공부를 보충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