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회고록 [손우진]

2025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모두가 여름을 체감하고 있는 지금, 한 해의 절반이 훌쩍 지나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지난 1월 URP를 시작하며 RCV 연구실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7개월이 되었고 이렇게 회고록을 쓰려 하니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저의 부족한 글솜씨였습니다…평소 이런 글을 써본 적이 없어 몇 번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망설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지금 이 순간 제가 느끼고 배운 것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풀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은 저의 자랑이 다소 담겨있습니다…

[욕심의 상반기]


그렇게 돌아본 2025년 상반기는 제게 단연코 ‘욕심의 해’ 였습니다. 저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을 무척 좋아합니다. 일명 ‘도파민 터진다’고들 하죠. 저는 그 감각을 꽤나 즐기는 사람입니다.그리고.. 너무 즐기고 싶었던 나머지 이번학기는 과한욕심이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무려 21학점(전공 15학점)에 캡스톤 까지 들었던 상반기였습니다. 저는 99% T 성향이 가득한 사람이라 공감능력이 F 들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데요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의 많이 말렸지만 제가 느껴보고 싶고 이루어내고 싶었습니다. 연구실에 합류 한 직후 교수님께서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큰 소리치며 한 학기를 자신감있게 시작했습니다. 그 자신감은 어디갔을까요? 순탄했던 길이 아닐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한 학기가 시작한지 2주차만에 그 자신감은 어딨는지 찾고싶더군요.. 그래도 제 자신이 회복탄력성이나 멘탈은 강하다보니 어찌저찌 버티기정도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주차 부터 연구실의 기초교육도 함께 진행을 했고 캡스톤과 전공을 병행했어야 했습니다. 이 상황을 알고계신 로보틱스 팀장님이신 태주님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도움의 조언을 해주셨습니다.(사실은 저를 위해 drop을 먼저 권하셨지만,, 쉽사리 그 drop은 못했습니다. 제 자신이 용납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번년도 졸업을 목표로했기에 학점을 그렇게 듣지않으면 졸업을 못하고 초과학기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drop은 어떠한 과목도 없었지만 초과학기는 하기로 결정을했습니다.) 욕심을 꺽지는 않았지만 선택의 무게와 책임은 받아들였습니다.

[캡스톤]


다시금 마인드를 잡고 나아갔습니다. 캡스톤에서의 주제는 자율주행상황 속 보행자 객체 인식이였습니다. 네 맞습니다. URP로인해 kaist dataset에 나오는 보행자의 옷차림도 외웠을 정도로 보행자라면 너무나도 친숙한 키워드였습니다. 하지만 조장친구와 다른 팀원들도 각기 다른 생각이 있었기에 다수결로 정해졌고 보행자 경로예측 문제로 정해졌습니다. 문제는 그 때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보행자 경로문제를 어떤방법으로 해결할지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 없이 YOLOv10 모델을 개선하자더군요.. 바로 소통의 문제였습니다. 각기 다른 생각들로 각자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금 태주님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단지 저를 도와주신 것에 그치지않고 팀원들에게 저녁밥을 챙겨주시면서 까지 도움을 주셨습니다(후식은 제가 샀습니다^^). 그렇게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역할분담도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YOLOv10의 폴더들은 사라졌고 새로운 방법론 들의 폴더들로 가득채워졌습니다. <도심 속 보행자 위험도 예측> 이라는 다소 멋진 주제로, 보행자의 keypoint를 예측하고, 그 keypoint로 보행자간의 거리를 예측 후 경로를 예측하는 방법론으로 정했고 위험도를 차량에게 전해주는 알고리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저는 경로예측 part를 담당하였습니다. 해당 방법론의 문제정의로 one-shot trajectory decoder제기하였고 해당 문제를 풀기위해 노력을 다하였고 개선까지 성공하였습니다.. 모든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임해주었고 서로의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며 해결해나갔습니다. 그 덕분에 창의설계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고, 그 순간의 뿌듯함은 제가 상반기 고민의 무게를 충분히 보상해주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적인 자랑을 조금 포장해서 해보았습니다,,,이제는 반성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연구실의 삶]


URP를 마치고 한 주간의 짧은 휴식을 가진 뒤, 본격적으로 연구실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들은, 돌이켜보면 제 삶을 바꾸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특별했습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 평가를 위한 공부가 아닌 지식을 스스로 이해하려는 공부를 이렇게 진심으로 해본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정작 연구에 깊이 몰입하게 된 건 방학이 시작된 이후부터였습니다. 그제서야 학기 중에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지식들을 되짚고 제 페이스대로 연구 리듬(?)을 찾게 되었습니다. 학기 중에는 기초교육이나 논문 분석 등 연구의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학습에 충분히 몰입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그때의 몰입은 오히려 착각에 가까웠다는 생각도 듭니다. 표면적인 이해에 만족하며 넘어갔던 순간들,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지나쳤던 개념들이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제 안에 다시 정리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연구실에서의 진정한 삶이란 방학이후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방학에 국문논문을 쓸 기회를 로보틱스팀 과 교수님께서 저에게 제공해주었고 저는 한학기 동안 읽은 논문들과 실험들을 통해 작성계획에 있습니다. 방학이 시작하고 처음으로 진행한 연구미팅이었습니다. 그동안 읽고 정리했던 방법론들과 실험들을 통해 논문 주제를 구체화해보려는 자리였고 저는 준비가 미흡했고 연구자의 자세가 아니였습니다. 그저 주어진 일이라 생각하였고 교수님께서는 저의 태도를 문제삼아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거 네 논문이고, 네가 1저자야. 1저자의 의미를 알았으면 좋겠다. 누가 시켜서 하는 거면, 너 말고도 할 사람 많아” 라고 말씀주셨습니다. 그 말이 머리를 한대 맞은 듯 가슴 깊이 박혔습니다. ‘맞다, 내가 1저자였지. 내가 주도해야 할 연구고, 내 이름으로 나가는 결과물이었지’ 그제서야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논문을 읽고 실험을 반복해왔지만, 정작 저는 진심으로 몰입하지 않았던 거 아닐까 그저 과정을 따라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논문을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논문 구조와 아이디어 contribution을 깊이 분석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여전히 어렵고 낯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연구실의 멘토이신 건화님께서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감사해용^^. 뿐만 아니라 로보틱스팀 선배들의 조언 덕분에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배우고 있는 단계이지만 주어진 책임을 조금씩 감당해보려는 중입니다. 2025년 전체를 되돌아보게 되는 날이 왔을 때 지금의 고민과 노력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있었기를.. 그리고 지금 시간들이 부끄럽지 않은 제 자신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앞으로의 연구방향]


앞으로도 저는 현재 수행 중인 연구 과제를 중심에 두고 꾸준히 나아가고자 합니다. 현재 로보틱스팀 선배 연구원분들께서 구축하신 Aerosol 환경에서의 데이터셋을 바탕으로, 이를 확장하여 열화상을 활용한 6D Pose Estimation 연구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erosol 환경은 시야가 흐려지는 특성상 일반 RGB-D기반의 6D 인식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열화상 기반의 이나 Dehazing과 6D Pose Estimation을 End-to-End로 통합한 학습 구조를 실험적으로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연구 주제에 최적화된 열화상 기반 데이터셋도 직접 구축할 계획이며 환경 설정부터 어노테이션 방식까지 스스로 설계해보려 합니다. 아직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실력은 부족하지만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 데이터를 모아 제 손으로 직접 연구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학습한 다양한 6D 관련 논문들과 방학 동안 쌓아온 실험적 고민들을 실제 이상환경에서도 동작 가능한 제 연구의 핵심 방향입니다. 그리고 욕심의 하반기에 추가할 욕심은 이러한 기술을 실제 로봇 시스템에 접목시켜 로보틱스 팀원으로써 로봇 시스템 개발까지 확장해보고 싶습니다. 단순히 논문 한 편으로 끝나는 연구가 아니라 현장에서 의미 있게 작동할 수 있는 기술로 이어지는 연구를 해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앞으로 잘 지켜 봐 주십숑!! 이상 상반기 회고록 마무리하도록하겠습니다

Author: 손 우진

3 thoughts on “2025년 상반기 회고록 [손우진]

  1. 욕심쟁이 손우진씨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제 옆자리에서 한학기 동안 그 누구보다 바쁘고 정신 없이 지냈던 모습을 봐왔던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의 우진님의 학점을 보고 전공 21학점에 캡스톤에 연구실에서 주어진 일들을 모두 소화해내기 힘들텐데 잘 끝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끝내 잘 마무리한 모습을 보니 이런 부분은 우진님의 강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옆에서 느끼는 거지만 그래도 우진님한테 주어진 일은 책임감을 가지고 꼭 해내는 모습은 정말 배울점 같습니다.
    하반기도 함께 파이팅 해봅시다~~

  2. 오호…

    “열화상 기반 Dehazing과 6D Pose Estimation을 End-to-End로 통합한 학습 구조를 실험적으로 적용”
    으로 하시는 걸로 확정하신 건가요?

    독하게 하셔야겠는데요? 저번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제 가설로는 두 사이의 문제가 독립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근간이 되는 이론에 대한 수식부터 정리해서 공유해주시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진님이 의외로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력이 강하시기 때문에 잘해내실거라고 믿습니다.
    어려운 부분이 있거나 상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DM 하시거나 찾아와주세요.

  3. 우진님 회고록 잘 읽었습니다 !
    방학 시작하고 나서부터 처음 논문 작성을 위한 실험으로 머리 싸매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요, 저 처음 들어와서 6개월 때를 생각해보면 우진님은 굉장히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방학 때 열심히 실험해서 좋은 결과물 만들어 논문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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