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김형준] 학부/석사 과정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안녕하세요! 2023년 2월 최유경교수님께 석사학위를 받은 졸업생 김형준이라고 합니다.

집처럼 들락거리던 연구실에 이제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별도의 자기소개가 필요한게 기분이 오묘하네요.

모르시는분들도 계실거 같아서 간략하게만 소개하자면, 저는 세종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았으며, RCV에는 학부 4학년 1학기에 처음 최유경 교수님을 컨택하여, 약 1년간의 URP및 학부연구생 생활 이후, 지능기전공학과 (AI로봇학과)에서 2년간의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벌써 RCV에 처음 들어온게 5년전의 일이되었네요.


x-diary 주제가 학부/석사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서 무엇을 이야기 해야 도움이 될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았는데, 하도 오랜만에 글을 쓰다보니 긴글을 논리정연하게 쓰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그냥 편하게 주저리 주저리 적어볼까 합니다.

그 전에 제가 누구인지, 저는 무슨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배경적인 내용이 좀 더 궁금하다면 제가 연구실 생활을 하며 적었던 x-diary들을 끌어와봤으니 아래 글들을 참고해보세요.

  1. 8월 1주차 x-diary survey
  2. 2달간의 학부연구를 마무리하며
  3. [X-diary 10월 2주차] 김형준
  4. 2022 상반기를 마무리하며~
  5. 학위논문 심사를 마치며… (취업포함)

본격적으로 졸업생의 잔소리…! 가장 하고싶은 이야기 몇가지만 해보겠습니다.

  1. 연구실 생활이 왜 힘들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까?

“현재 연구실 생활이 힘드신가요?”라고 물어봤을때, 아니오 라고 답할 수 있는 분들이 계신가요? 생각보다 대답할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이됩니다. RCV 생활이 대학생활, 회사생활에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힘든편에 속하긴 하니깐요.

저는 RCV에 들어와서 중간에 포기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중에는 체력이 부족해서 포기하는 분들도 계셨고, 이상과 현실간의 괴리감, 정신력, 진로변경, 가족문제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다들 나름의 힘든 사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본인이 현재 연구실 생활이 힘들다고 느껴지고 권태기에 빠졌다면 저의 글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필요한 얘기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할 것 입니다. 한 두분이라도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네요.

다만, 명심하셔야 할 부분은 모든 문제를 일반화 할 수는 없듯 제가 이야기하는 것도 예외가 존재할 것입니다. 최대한 제 경험을 공유드리고, 극복했던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연구실 생활이 힘든것이 “도파민 회로의 붕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연구실에서 하루 평균 12시간씩 생활을 하며, 주말에도 x-review, 연구, 논문 등에 매진합니다. 그렇다면 투자하는 시간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보상은 무엇일까요?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연구자들의 보상이란 ‘논문실적’ 입니다.

여태 살아온 세월을 생각해봅시다. 무언가를 노력해서 성취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학생때는 공부를하면 성적이란 보상을 받습니다. 대학생때는 학점이란 보상을 받습니다. 자격증 공부를하면 자격증이란 보상을 받습니다. 영어공부를하면 어학점수라는 보상을 받습니다. 설거지, 청소, 빨래를하면 바로 완성된 결과물을 보고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연구실에서의 생활은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보여지는 성과물이 없을수 있습니다. 그게 1년이 될수도 있고 2년이될수도 있습니다. 1년의 시간을 부었지만, 결과는 논문 reject일 수도 있습니다. 엄청난 노력을 부어서 결국 논문이 accept가 되더라도, 그때 그동안 결핍됐던 도파민을 보충하며 보람을 느끼지만 애석하게도 며칠이 지나면 더이상 뇌에선 도파민이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연구실 생활이 도파민 결핍에 빠지기 최적화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는 곳 무기력증, 번아웃, 게을러짐 등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미 무기력증, 번아웃, 게을러짐 등등 증상을 호소하고 계신가요? 괜찮습니다 .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충분히 극복해나갈 수 있습니다. RCV에 진학을 하신분들은 다들 하고싶은것, 이루고 싶은 목표의식이 있으시지 않나요? 그를 이루기 위한 중간단계라고 생각하시고 차근차근 극복해나가는 법을 배우시기 바랍니다.

사실 극복해나가는 방법은 특별할게 없습니다. 당장의 결과물이 보이는 사소한 것들을 해나가는 것 입니다.

가장 간단한 것은 현재 사용하고 계시는 책상위를 청소해보세요. 좀 더 나아가서는 지속적으로 체력,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을 해보세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명상을 해보세요. 바쁘다는 핑계를 내려놓고 한가지씩 실천해봅시다.

저희 지도교수님은 RCV 멤버들에게 논문, 과제, 연구만 하라고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최유경 교수님은 RCV 멤버들에게 운동을 적극 권장하시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번은 최유경 교수님의 KAIST 후배가 갓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세종대에 방문하여 박사졸업논문 발표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분이 했던 말중에 박사과정을 하며 힘들었을때, 최유경교수님이 명상을 추천해줬었다고 했던 얘기가 갑자기 기억이 나네요.)

힘들땐 어린이대공원을 걸어보세요. 숨이 찰때까지 조깅을 해보세요. 그래도 해소가 안되면 자양역에가서 한강을 보고오세요. 분명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그리고 당장의 보여지는 보상이 없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연구는 장기전입니다. 너무 조바심을 가지지말고, 스트레스/체력/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강구해보시기 바랍니다.

회사에 와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타대학, 타연구실 졸업생 대비 저희 연구실 졸업생들이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종 RCV만큼 체계가 갖추어져있고, 컴퓨터비전/딥러닝/임베디드 전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없는거 같습니다. RCV 연구원분들이 현재 현업자들보다 자율주행에 쓰이는 컴퓨터비전/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더 잘 아실거라고 생각이 들만큼 RCV 출신 연구원분들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하는 소리x)

2. 관심있는 산업군이 있으면 산업군과 학계의 흐름을 파악하자.

석사, 박사과정을 하며 연구를 하다보면 엄청 구체적인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전체적인 산업의 동향을 놓치기 쉽습니다.

제가 몸 담고있는 자율주행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자율주행을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이 어디인가요? 저는 테슬라라고 생각합니다. 테슬라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Occupancy Network를 학습시킬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요새는 end-to-end로 파이프라인을 설계했을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RCV 연구원님들중에 자율주행에 관심이 있으신분들에게 질문해보겠습니다. 답변을 원하는건 아니지만, 현재 자신이 어떠한 한 연구의 로컬영역에 빠지지 않는지 점검 차원에서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1. 테슬라가 카메라 Only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2. 테슬라가 일반적인 3D Detection이 아닌 Occupancy Network를 설계하게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3. 테슬라가 end-to-end로 기존 모델을 어떤식으로 확장 하였을까요?
  4. 테슬라가 ISP-less 영상을 인풋으로 가져간 이유는 뭘까요?
  5. 테슬라가 네트워크에 트랜스포머 어텐션 모듈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6. 테슬라가 하루에 30PB가 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라벨링 할까요?
  7. 2024 CVPR에 나온 테슬라와 유사한 모델이 3FPS인데 테슬라는 어떻게 100 FPS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8. 테슬라가 NeRF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9. 테슬라가 8개의 카메라 영상 피쳐를 종합하여 spatiotemporal feature를 구한 이유와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10. 테슬라는 차선이 사라지는 교차로에서 차선이탈 없이 어떻게 주행할 수 있었을까요?

테슬라와 연관없는 일반적인 자율주행/컴퓨터비전 관련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1. 다중 카메라 센서들간의 캘리브레이션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2. 카메라-라이다 간의 캘리브레이션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3. 카메라 좌표계, 차량좌표계, 영상좌표계, 정규영상좌표계, distorted 영상좌표계, undistorted 영상좌표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나요?
  4. 호모그래피는 몇자유도 인가요? 호모그래피 행렬에 대해 설명하실 수 있나요?
  5. 칼만필터, Low-pass 필터, moving average, median… extended 칼만필터 등등… 어떠한 필터링 기법들에 대해 알고계신가요?
  6. Passive R|t 행렬과 Actiue R|t 행렬의 차이를 아시나요?
  7. 주행하는 차량에 달린 Mono 카메라의 Pose를 구하는 방법을 아시나요? (fundamental matrix, epipolar geometry constraints)
  8. 이미지에 crop & resize 등등 어떠한 연산을 하면 intrinsic이 바뀌는지 알고계신가요?
  9. 3D landmark를 이용하여 triangulation을 하면 어떠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아시나요?
  10. 온라인 캘리브레이션에 대해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11. homogeneous 좌표계를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12. 소실점으로 카메라 pitch, yaw를 구할 수 있는것을 알고 계신가요?
  13. bayer 영상이 뭔지 알고 계신가요?
  14. IMU 센서에 존재하는 drift에러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15. IMU 센서는 자이로센서와 가속도계로 구성되는데 각각 캘리브레이션을 어떤식으로 할지 생각해보신적 계신가요?
  16. LiDAR 와 영상간의 정합성을 맞추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들에 대해 설명하실수 있나요?
  17. Mono VO에 존재하는 scale ambiguity 에 대해서 설명하실 수 있나요?
  18. 임베디드에서 pixel-level 로 dense optical flow를 뽑는게 real-time으로 가능할까요?
  19.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의 Roll, Pitch, Yaw를 어떤식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payload가 실렸을때, 주행중일때 등등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날지 감이 잡히시나요?
  20. 라이다 해상도는 얼마나 될까요? 1초에 몇바퀴나 돌까요? 라이다에 왜곡은 어떻게 보정하죠? 라이다의 재원에 대해서 한번 보신적 있으신가요?

등등…

위 내용은 제가 회사에 오고 관심을 가지게된 내용들의 일부분들 입니다. 자율주행에 관심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혹시 스스로가 Detection 네트워크 구조에만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거나, SOTA, 멀티스펙트럴 모델에만 관심이 있는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지도교수님이 URP프로그램, 각종 뱃지프로그램을 통해서 RCV 연구원 분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건 그 과정을 통해 저 위에 있는 내용처럼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능력을 키워주고자 함 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는 예시일뿐.. 주저리 주저리 되었지만 말하고자하는 핵심은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연구주제를 가져가야지 된다는 것 입니다. 어찌됐건 연구 아이디어가 생기려면 일련의 과정들을 다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과정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지도교수님과의 연구미팅을 적극 활용해보세요.

3.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는것이 생각보다 많이 중요하다.

어찌보면 당연한 소리지만, 영어공부를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리딩, 단어 공부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스피킹, 리스닝, 리딩, 라이팅 전부다 하셔야 합니다. 어느 한개라도 편식하면 일정레벨 이상 영어가 오르지않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무슨 방법이 됐든 꾸준히 할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보세요. 다만 스피킹은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으므로 전화영어를 추천드립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ChatGPT에 영어로 물어보는 것과 한국말로 물어보는 것은 결과값이 정말로 많이 다릅니다. ChatGPT를 과외선생님 삼아서 모르는 걸 물어보고 연구에 활용해보세요. ChatGPT로 코딩블록을 만들고 조립하는 형태로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의 장점을 사용해보세요.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문법이 틀리더라도 자연스럽게 영어로 작문할 수 있고, 영어 글을 빠르고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 있으면 ChatGPT 활용 능력이 정말로 많이 달라질 것 입니다. 그리고 코딩 및 새로운 분야를 학습할 때도 정말로 유용합니다.

그러나, 언어라는게 하루아침에 될 수 없고 꾸준히 해야하는데, 꾸준히 라는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습니다. 영어가 금방 늘거 같지만 생각보다 영어라는게 느는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중에 많이 포기하게 되는데, 이를 이겨내고 꾸준히 공부해보세요. 그럼 정말로 많은 기회를 얻고 학습/코딩/연구 효율이 엄청 올라갈 겁니다. 특히나 ChatGPT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들에게는요!

이정도면 제가 학부/석사 연구원분들께 드리고싶은 말은 다 드린거 같은데 혹시 힘들거나 궁금한게 생기면 편하게 연락주세요. 일면식이 없으신분들도 RCV라고 말씀해주시면 알고 있는 선에서는 성심성의껏 도움 드리겠습니다 ㅎㅎ (급 마무리)

Author: 김 형준

Robotics, Computer Vision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