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주 금요일에 드디어 작성하던 Agriculture 저널을 마무리 해서 제출하였습니다.
아직 revision이 남아있지만 처음 SCI 저널을 작성해보면서 제가 논문을 쓰며 겪은 과정들을 공유하고자 x-diary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해당 논문을 시작한건 대략 7월 쯤인데요, 랑데뷰 과제를 위해 진행했던 데이터셋과 실험을 확장해서 논문을 써보자! 가 처음 이 논문의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사실 처음에는 정말 랑데뷰 과제에 사용했던 데이터셋과 실험 정도를 사용해서 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논문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썼던 데이터셋은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6층에서 촬영했던 모형 사과만이 타겟인 데이터셋이었고 도저히 공개까지 생각했을 때 논문에 넣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 그래서 실제 농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데이터셋을 재가공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어서 데이터셋을 선정하고 .. 가공하고 .. 전체 데이터셋 중 대략 1/10을 어노테이션 하는데 약 한달이 걸렸습니다. 물론 이 한 달을 갈아넣은 데이터셋은 최종 데이터셋이 되진 못했습니다(^^) 어쨌든 8월이 되어가는 그 당시에는 처음 데이터셋이 괜찮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실험을 시작했었습니다. 정확히 기억 나진 않지만 8월엔 또 KCCV와 URP 등으로 온전하게 논문에 집중하진 못했었던 것 같네요 .. 분명 여름 방학 안에 제출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왜 인지 모르겠으나 논문을 제출하고 보니 10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하하
여하튼 8월이 끝나갈 때 쯤에는 불안하게 벽돌을 쌓아 올리듯이 완성되지 않은 데이터셋을 가지고 실험을 계속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9월이 되고 진행한 실험을 정리했을 때 원래 contribution으로 어필하려던 요소가 실험에서 명확하게 성능으로 표현되지 않아서 새로운 모듈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변경하고 보니 당시 사용하던 데이터셋을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났었습니다. 이 때 한번 1차로 막다른 벽 앞에 서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용한 데이터셋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니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정말 데이터셋 선정부터 다시 시작했었답니다 . . . 그래도 이 과정에서 변경한 데이터셋이 훨씬 어노테이션 및 실험에 용이했다는 점을 생각하며 위안을 하곤 했습니다. 데이터셋을 정하고 나서는 정말 더 이상 전체 데이터셋의 어노테이션을 미룰 수 없었는데요 . . . 어노테이션에 있어서 팀원 분들에게 무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거의 3000장의 데이터를 모든 팀원 분들이 3-4일의 시간을 할애해 주신 덕분에 빠르게 끝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아니었더라면 저와 승현님 둘이서 거의 2주를 내리 어노테이션만 해야 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완성한 데이터셋을 가지고 실험을 하면서 실험이 거의 끝나간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경향성이 너무 예쁘게 나왔기 때문이죠 . . 의도했던 방향으로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제 진짜 쓰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섣불리 overleaf를 만들어 논문 작성을 시작했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마 추석 연휴를 다 써서 실험 외에 한글로 초안을 모두 완성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실험을 채워넣으려고 정성적 결과를 뽑기 시작했는데 시각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이유를 찾아보니 제일 중요한 contribution이 되는 부분의 코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스스로 너무 답답했던 것이 .. 원래도 코드를 짤 때 잔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라 여러번 시각화로 확인도 해보고 검증을 했었어야 했는데 얼른 코드를 짜서 성능을 내고 다음 실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급급해 놓쳤던 것 입니다. 그렇게 또 며칠을 날리고 제대로 코드가 돌아간다는 것을 확인하니 이제는 또 최종 모델의 예뻤던 경향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사실을 성능 개선에 효과가 없었던 모듈이 효과가 있는 척 성능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죠 . . . 이 때 쯤이 가장 멘탈적으로 힘들었던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감 기한은 이미 예정된 날을 훌쩍 넘어 얼른 논문을 완성해야 하는 시기였는데, 마지막 하나가 나오지 않아 계속 계획이 밀려 힘이 많이 빠졌었네요. 전 논문 작성하기 전에 연구실을 다니면서 번아웃이 올거라는 생각을 사실 하지 않았었는데 … 이번 논문을 작성하면서 번아웃까진 아니더라도 체력적으로나 멘탈적으로 지치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욕심을 버리고 분산된 contribution을 가져가는게 아니라 하나에 집중해서 실험 테이블을 다시 구성하고 실험을 하여 여차저차 논문을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못해도 10월 25일까지는 끝내자고 얘기를 했었고, 심지어 저는 10월 초에는 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 . . 근데 겨우겨우 날짜를 맞춰 25일에 딱 맞춰 끝낼 수 있었네요. 제출하고 나면 신날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았고 주말에 또 논문 작업을 해야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었습니다 ㅎ.ㅎ
적다 보니 되게 두서없이 일기 쓰는거 마냥 구구절절 쓴 것 같은데요 .. 저도 이제야 처음 제대로 된 논문 작성의 싸이클을 한 바퀴 돌았기 때문에 조언 보다는 저의 많은 시행 착오들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위에서 적은 것 처럼 논문을 쓰는 기간 중 잘못된 길로 빠져 허우적 거린 날이 절반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물론 헤쳐나갈 자신이 없어서 매번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논문을 완성도 있게 만들기 위해 꼭 거쳤어야 할 과정들이라고 생각도 드네요. 처음 상태에서 순탄하게 흘러가는 줄 알고 논문을 그대로 제출했다면 엉망진창인 채로 제출하게 됐을 테죠 … 다음 논문을 쓰게 된다면 삽질을 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자잘한 실수는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또한 논문을 쓰는 모든 과정에서 같이 고민해주신 승현님 덕에 이렇게 10월에라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중간에 늘어질 때가 있었는데 바짝 잡고 끌고 가주셔서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논문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피드백 해주신 교수님께도 감사드리며 논문 작성 후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