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벌써 모두 지나가버린 2024년도 상반기 회고록을 작성해보겠습니다.
올해 상반기가 모두 지남에 따라 저는 석사 1학기를 보내었고 어느덧 연구실 만 2년 반차가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석사 1학기가 벌써 지나갔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가 않는데, 우선 올 상반기에는 연구실의 일원으로서 무엇을 했는지와 당장 하반기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후배 교육
올해 상반기에는 저희 컴퓨터비전 팀 관점에서도, 제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5명이었던 팀원은 4명으로 줄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3명이 되어버렸습니다. 중간 위치에 있던 저는 순식간에 후배들을 관리하고 직접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었습니다. 이런 점이야 이전부터 마음가짐은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이 때 나름 잘 구축되어있던 기수(?) 체계 마저 구멍 나는 일이 발생하며 생각보다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후배를 책임감있게 교육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는 예로부터 선배 연구원들에게 들어왔었습니다. 가장 표면적인 이유로는, 제가 처음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 선배들에게 연구적인 측면은 물론 연구실 분위기나 생활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니 그러한 지식들을 전수해주고 점점 자신의 연구 주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기 떄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먼저 저는 연구실 연차 별로 수행해야 하거나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어느정도 체계화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 팀은 논문 작업이 예전에는 팀 단위로 이루어졌었고, 제안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군가 해당 작업의 장이 되어 역할을 분배하고, 그 역할을 분배받은 사람들은 할당된 몫을 해내는 것을 넘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하나의 완성물을 만들어내곤 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후배 축에 속했으니 후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했고, 어께 너머로 선배들의 역할과 업무 방식을 보며 많이 배워두었습니다. 이제는 앞서 이야기한대로 제가 선배의 축에 속하게 되었으니 선배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업무를 분배하여 후배들을 이끌어가며 협업을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지며 팀 단위로 논문을 작성하진 않지만, 선후배가 함께 논문 작성 등의 연구실 일을 수행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제가 후배로서 배웠던 것들을 가르쳐주고 후배들이 그 정도, 또는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도록 가르쳐두어야 제가 선배일 때 정말 선배로서의 몫만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제가 선배로서의 역할을 잘 하고있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반기 초에는 “아직 난 누군가를 교육하기에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아 후배 교육에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상황이 변화하며 이후부턴 좀 더 적극적인 교육을 진행하였고, 이후엔 그때보다 후배 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고 열심히 하고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유형의 사람이 있겠지만, 후배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있고,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면 좋은지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사회생활과 관련된 능력문제인지.. 아무튼 어떤 교육을 해야할지도 어려운 문제지만 이 교육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여러 방법을 직접 시도해보는 것이 가장 무식하지만 확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연구
올해 4월, 기존에 작성하던 PVLR이라는 논문을 ACM MM 학회에 제출하였습니다. 원래 작년 가을쯤부터 IEEE Access 저널에 제출하고자 했지만 좀 더 다듬어 높은 학회에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Rebuttal까지 마쳐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 정도 남은 상태입니다. 작업은 근택님과 같이 진행하였으며 제가 연구실에서 한 논문작업 중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 가을~겨울 쯤 이 논문의 기본적인 토대는 당시 이미 유행하던 CLIP을 가져와 비디오 task에 적용해보는 것이었지만, 당시 제 능력만으로는 이 방법론의 효과를 보여주기 부족했었습니다. 하던 실험도 잘 안되었고, 성능도 논문을 쓰기엔 낮았고, 논리적으로 어떤 실험을 해야하는지조차 처음이다보니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근택님의 도움으로 막힌 길들을 하나씩 뚫어나갔고, 결국에는 제 기준으로 좋은 논문을 한 편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ccess 이후 MM 학회에 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시련이 있었고 이를 헤쳐나가는 것이 스트레스받기도 하고 어려웠지만 이제와 되돌아보니 논문이 accept되지 못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진짜 accept이 되지 않는다면 많이 씁슬할 것 같긴 하네요,,
아무튼 하반기에는 조금 더 제 기여가 큰 논문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원래는 상반기 말쯤부터 계획하고 있었지만, 여러 일들이 겹치며 미뤄지게 되었네요. 2년 반의 경험을 토대로, 논문을 쓰는 것이 잘될땐 너무나도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그렇지 못할 땐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논문을 써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기타
상반기에는 후배 교육과 연구 관점에서 느낀 것이 많아 위에 적어보았고, 이외에도 상반기에 여러 일들을 했습니다. 제안서 작업도 했고, 총괄 조교로서 교수님을 도와 기계학습 수업을 운영하는 경험도 해보았습니다. 제안서는 주관으로서나 공동 기관으로서 여러 개 작성하였지만 결국 붙은게 없다는 점이 조금 씁쓸하긴 합니다만, 그보다 제안서 중 연구할 기술을 작성하는 것이 개인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단기간에 잘 모르는 분야의 많은 논문을 서베이하고 연구 흐름을 파악해야하다보니 파악한 동향을 바탕으로 제가 하고있는 연구에 적용해볼 순 없을지 고민해보기도 하고, 제가 하고 있는 연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도 달라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학기 처음으로 수업 총괄조교를 맡게 되었는데, 우선 큰 문제 없이 한 학기의 수업이 마무리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총괄조교 역할을 하며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많이 신경썼습니다. 실습 때는 이제 기계학습을 처음 접하는 학생이라면 이런 이론 내용과 문제를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일지 생각해보고 그 부분을 신경써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운영 측면에서도, 공지사항이 하나 올라오더라도 혼동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특히 슬랙, 집현캠퍼스, 깃허브를 동시에 운영하기에 어떤 공지를 어디서 확인해야하는지, 혹시나 학생이 놓치게 되진 않을지 고민하며 문제되지 않도록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신경써서 안내의 재안내를 해도 잘 안보는 학생들이 많더군요..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마지막에 조교들이 친절하게 질문을 잘 받아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좀 놓였습니다.
올 상반기에 있었던 여러 일들과 저의 느낀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사실 이런 고민을 제가 하고있는 줄도 모를만큼 시간이 빨리 자나간 상반기였습니다. 매번 회고록을 쓸 때마다 하는 이야기인 것 같지만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무섭지 않도록 하반기에는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아야겠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집니다. 하반기에는 정말 제 논문을 작성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온전히 투자하여 좋은 결과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열심히도 열심히지만.. 잘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