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석사과정 권석준입니다.
어느덧 URP 기간을 포함하면 연구실 생활을 한 지도 벌써 2년 하고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특히 석사과정을 시작한 후로는 정말 시간이 빨리 흐르는 듯 합니다.
오늘은 2024년 상반기 회고 전 앞선 2년동안의 각 반기별 회고록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 내용들을 정리한 후 시작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글에 제 연구실 생활의 모든 흐름이 담길 것이라 봐도 무방하겠네요.
<2022년 – 상반기>
연구실 합류 후 첫 6개월입니다. 사실 URP를 제외하면 4개월이겠지요.
이때는 기초 교육 및 여러 분야(depth, localization,,) 등에 대해 전반적인 기본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운이 좋게도 KCCV 학회에 참석하는 기회를 얻었는데 당시를 돌이켜보면 정말 ‘나는 무지하구나’ 라는 생각만 가득했었던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당시 회고록을 살펴보니 KCCV 참석 후 관심있는 연구 키워드로 domain 을 꼽았더군요. 허허 신기하네요)
아무튼 연구실 생활에 한창 적응하기에 바빴던 신입 꼬꼬마였습니다.
<2022년 – 하반기>
2022년 한 해동안 정말 여러 분야에 대해 접해봤던 것 같습니다. CV기초 뿐만 아니라 Depth, Retrieval, Segmentation, Domain Adaptation 등등 말이죠. 학부 3학년이라서 가능했던 폭 넓은 커리큘럼이긴 한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값진 경험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신정민 및 한대찬 연구원 덕에 여러 분야들에 대한 경험을 해보고 제 연구 분야 선호도를 조금이나마 구체화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첫 한글 논문(IPIU)도 작성하였네요. 이 경험 덕에 논문 라이팅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었던 것 같습니다.
<2023년 – 상반기>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아쉬움이 남았던 2023년 상반기였습니다. 계속된 실험 실패와 이로 인한 무기력감 등 연구 및 공부에 의욕이 서질 않아서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을 안하고, 출근도 늦게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하하..
<2023년 – 하반기>
학사과정의 마지막 학기였던 만큼 앞으로 석사 과정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꽤나 불타오르는 반기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연구 분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범위를 조금씩 줄여나가려고 하는 노력들을 하였네요. 또한 회고록의 구절을 빌리자면, 아이디어(contribution) 제시 능력은 이전 대비 발전하였지만 글쓰기 능력은 아직 형편없다고 하네요.
뭔가 서론이 되게 길었네요. 아래에서는 2024년 상반기에 대해 가볍게 돌아보고, 하반기를 시작하는 현재 시점의 제가 가지는 고민, 생각, 그리고 앞으로의 걱정들(?)에 대해서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상반기 회고>
2023년 상반기 당시 저는 제 자신을 돌아보며 ‘매우 아쉬웠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2024년 상반기의 저에게는 ‘꽤나 값진 6개월이였다. 수고했다.’ 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올 상반기에 제가 시간을 많이 쏟은 일들을 중제목으로 삼아 상반기 회고를 진행해보겠습니다.
제안서 작업
올 초를 되돌아보면 사실 시간투자를 제일 많이 한 곳이 제안서 작업인 것 같습니다. 신진연구, 신진인프라, 산자부 grasping, ITRC UAM 및 중견연구,, 이렇게 5개 정도의 제안서에 참여하였습니다. 신진연구 제안서 기간이 IPIU 학회와 겹쳐서 제주도에 가서도 호텔방에 박혀서 신정민 연구원과 제안서 작업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허허,.
이러한 제안서 작업이 당시에는 정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되어서 매우 힘들긴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제안서 작업을 통해 저에게 부족했던 몇몇 역량들이 조금이나마 보완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문제 상황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및 관점이 조금은 향상되었습니다. 저는 무엇인가 일을 수행할 때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일명 큰 그림을 그리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2년동안의 몇몇 제안서 작업들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거시적인 방향성을 구상하는 역량이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도 맞는 표현인 것 같네요.
해당 역량은 아무래도 제안서 작업 당시 교수님께서 저희에게 관심 연구분야와 align이 맞도록 함과 동시에 큰 방향에 대한 고민을 끈임없이 구상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격려해주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총괄? Management?
중견연구 제안서때는 기존 신진연구 제안서를 조금 수정하고 개선하는 정도로만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제가 총괄 업무를 맡았습니다. 해당 작업과, 올 상반기 딥러닝 시스템 총괄 조교를 통해 팀원 management 능력 또한 이전보다 향상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모든 일을 저 스스로 책임지고 모두 다 수행하는 것에 더 익숙한 사람입니다. 그냥 제가 다 하는게 시간은 조금 더 걸릴지 몰라도 마음이 더 편해서랄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 자신이 아닌 제 아래 사람들에게 오더를 하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올 초에 교수님과 티타임을 가지며 이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A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결국은 여러 모듈로 뜯는 과정이 필요하고, 한명이 모든 모듈을 담당할 수는 없다~. 높은 직급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뜯어서 배분하는 것도 능력이다~. 회사 직급 관점에서 먼 미래를 봤을 땐 오히려 개발 능력보다 이런 management 능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라는 등의 여러 값진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이런 말씀을 들어서인지, 올 상반기에 몇몇 총괄 업무들을 수행하면서 최대한 일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위에서 관리하는 management 역량을 최대한 길러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는 제가 할 일을 모두 아래로 떠넘겼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특히 딥러닝시스템 수업 총괄을 수행함에 있어서 개별적인 작업들은 모두 세분화하여 조교들에게 뿌리되, 저는 위에서 이를 취합하고 검토하고 관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총괄적인 업무(?) 가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부담스럽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러한 역량이 결국 제가 나아가야하고 성장해 나가야 함에 있어서 꼭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RA-L 투고
(시작 전 가볍게 말씀드리자면, 아직 투고는 아니지만 다음주 중으로 투고 예정입니다.)
2023년 초, IPIU 논문발표 이후 이를 더 발전시켜서 영어논문을 제출해보자 라는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제 2023년 상반기 목표, 하반기 목표, 그리고 2024년 상반기 목표,, 이렇게 점차 연장되어왔습니다.
아직 투고를 진행한 것도 아니고, 투고를 한다고 한들 리뷰어들이 좋은 리뷰를 줄 지도 모르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정말 해당 work과 정말 긴 싸움을 한 것 같습니다. 제 연구실 생활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죠.. 사실 시간이 매우 길게 소요되어서 해당 기간동안 제가 쌓은 정량적인 실적은 많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작업을 통한 끈임없는 방법론 개선, 실험 설계, contribution 주장, 그리고 이를 글로 표현하는 과정들을 진행 함으로써 정량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제 안의 여러 역량들이 많이 발전한 것을 느낍니다. 특히 글쓰기 관련 사항인데요, 올 초와 비교했을 때 RA-L 논문 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5월 말에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및 기피증이 훨씬 사라져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도 예전 대비 훨씬 나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글쓰기 관련해서 매우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작성한 글이 신정민 연구원에 의해 계속해서 갈아엎힘을 당했고, 내일 황순민 교수님을 통해서도 갈아엎힐 예정입니다.. 하지만 제 스스로에게 조금 위안이 되는 점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두려움과 기피증이 많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확실한 motivation, contribution과 이를 증빙하는 실험 결과만 있으면 글로 주장을 펼치는데에 무리가 없겠다? 라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여담이긴 한데 명언 제조기 신정민 연구원이 한 말 중 ‘확실한 문제 정의와 실험 결과만 있으면 글 쓰는 건 일도 아니다’ 라는 식의 발언이 있습니다. 예전엔 전혀 공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무슨 말인지 납득이 되네요 ㅎㅎ..
아무튼 RA-L 논문을 후딱 투고한 후 하반기에는 제 관심 분야인 TTA 쪽으로의 아이디어 제시 및 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저널이 아닌 우수학술대회에 한번 TTA관련 페이퍼를 제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CVPR은 너무 촉박하니… ECCV? ㅎㅎ)
<2024년 하반기 및 앞으로의 방향성>
작년 말 회고록 작성 당시에는 석사 과정 동안 진행할 연구 분야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 요즘은 석사 졸업 후 제가 나아갈 진로와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진행중이고 진행 예정인 연구 분야는 application 적인 관점을 고려하긴 합니다만, 엄연히 말하자면 core 기술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기업에서 core 기술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박사급, 혹은 그에 준하는 역량을 가지는 연구원이 수행하는 것이라고 저는 적어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음.. 우선은 RA-L 논문을 제출하고 조금은 먼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해보려 합니다. 나는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으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인재로 성장하고 싶으며,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량들을 발전시켜야하고,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지는 어떤 것인지를 말이죠. 물론 단시간에 답을 내리기 힘든 질문일 수 있겠습니다만은, 아무것도 고민하지 않고 그냥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적고 돌아보니,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언급보다는 과거를 회고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네요.
앞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끈임없이 성장하고, 내가 설정한 나의 방향성을 잃지 않는 진취적인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여러 좋은 말씀들로 연구 뿐만 아니라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 지도해주시는 교수님, 그리고 RA-L 논문 작성 및 제안서 작업 등 항상 팀을 리드하며 좋은 피드백을 주는 신정민 연구원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또한 모든 RCV 연구원분들도 올 하반기에 원하시는 일 모두 이루셨으면 합니다.
다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