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마무리 하며 – 양희진

INTRO

23년 1월부터 URP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 시간까지 정확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1년 전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1년이라는 시간을 지내면서 어떤 것을 했는지,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목표에 대해 간략히 작성을 해보려고 합니다.

생각 정리

1년 전의 저는 URP 과정을 보내면서 되게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요. 코딩도 잘 못하던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제가 무려 교수님의 기계학습, 인공지능 수업을 이수하고 URP를 지원할 때는 되게 자부심을 가진 상태에서 지원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흥미만 있어도 무언가를 배울 때 쉽게 난관을 헤쳐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들어왔을 때 저보다 더 뛰어난 동기들도 많았고 조교로 들어 온 연구원분들은 저보다 더 깊은 지식과 연구적인 관점으로도 꽤 뛰어난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흥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시간을 투자하면서 제가 먼 훗날 다른 사람들처럼 실력을 잘 겸비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URP라는 과정을 통해 되게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중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조금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을 통해 무조건 까내리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비판이 요즘 필요하다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저는 제가 요즘 말하면서 이게 상대방을 납득 시킬 수 있는 논리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논문을 읽으면서 조금 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읽으면 고민이 조금이나마 해소될지 모르겠네요.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이후인 지금의 저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이 드네요. 반학기 늦게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조금이나마 학부생 시간을 가지고 들어오게 되었는데, 학부 수업을 들었을 때가 좀 더 여유로웠던 것 같습니다. 수업에 매진할 정도로 시간 투자하지는 못 했지만 대학원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더 바빠지는 것 같긴 해서 오히려 시간은 더 빠르게 지나간 것 같네요.

무엇을 했는지

제가 정확히 무언가를 진행하는 시점은 23년 여름방학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로보틱스 팀으로 배정되고 2월에 사전에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와 방향을 설명 받았지만 테스크를 수행하기에는 당연히 기초가 부족했기 때문에 신입 연구원 기초 교육 등으로 저의 기본기를 조금 더 닦은 다음 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이승현 연구원님과 함께 6D pose estimation이라는 테스크를 제가 직접 서베이해보고 알아가는 단계를 밟았습니다. 이때 좀 고난이었던 것 같습니다. 희망찬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해 되지 않는 수식들과 개념들을 보면 저만 빼고 자기들끼리만 소통하는 장소인 것 같았습니다. 이때는 용어 하나 하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시간을 들이느라 논문을 리뷰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것에 시간을 많이 들이게 되었는데요. 리뷰를 작성할 때도 시간을 꽤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가장 생각나는 것은 세미나입니다. 부족한 지식과 사람들 앞에서 세미나를 진행하려고 하니 결론적으로 잘 안됐었습니다. 이러한 저를 세미나에 대한 피드백을 팀원분들이 주는 식으로도 진행을 했었는데,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매번 부족한 부분을 계속 팀원들에게도 보이게 되니, 제가 좀 힘들어한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말을 잘 못해서 난감하네요.. 그렇게 방학까지 6D pose estimation에 대한 연구에 대해 조금씩 이해를 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에 김태주 연구원님께서 저에게 임무를 부여하셨습니다. 6D pose estimation을 위한 데이터셋 취득이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그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금방 할 줄 알았습니다. 단순히 이미지 데이터를 생각해봤을 때 취득하는 거 별 거 없지 않나?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제안을 받아드리고 데이터셋 취득을 위한 연구로 다시 한 번 경로가 살짝 세부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생각보다 문제가 많이 터졌고 제가 만든 데이터셋으로는 성능도 나오지 않는 상황도 길게 봤었는데 실패를 여럿 맛보다 보니 멘탈이 상당히 약해졌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되지도 않는 거 계속 보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도 나중에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일들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버텼던 것 같습니다.

10월부터 11월까지는 저에게 할당됐었던 센서 과제에 대한 발표자료와 보고서를 쓰고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요. 처음으로 과제에 대한 연구 방향을 제가 선정해보니 이것 또한 어려웠습니다. 결국은 이거 어때? 저거 어때? 하면서 매번 물어봐주시는 김태주 연구원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독립적으로 찾아보도록 유도해주셔서 제 나름대로 유익한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보고서를 쓰거나 발표자료를 만드는 것이 무슨 장점을 가져다 주는 건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었는데, 작성해보니 독자가 읽기에 쉽도록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적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우는 것 같아 좋았고, 발표 자료를 만드는 것 또한 비슷하지만 그림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은 추후 연구에 figure를 그릴 때 유익할 것으로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만들면서 전부 논문을 쓰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기간이었습니다.

원래 저에게는 11월 31일까지 국문 저널 한 편을 쓰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진행이 안 돼서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미루고 미루어 이번 달 12일까지 작성을 하려고 하는데 이 또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데드라인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았다고도 생각을 하긴 했지만 계속 미루면 언제할지도 모르고, 오히려 저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뭐라도 하나가 나올 것 같다고 판단하고 결정했네요. 이렇게 6D pose estimation이라는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국문 논문을 쓰기 위한 단계까지 오는 데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데이터셋이라는 게 생각보다 고려해야 되는 점이 너무 많고 저희의 연구 목표에 맞게 시나리오 및 구성품을 설정해야 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이런 것들은 저 혼자서는 절대 못하는 것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 연구원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기에 여러 고민도 해보면서 힘든 싸움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목표

논문에 대한 목표로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ICROS 논문을 마무리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 작업이 제가 원하는대로 잘 마무리 되면 저도 이번에 취득한 데이터 셋을 기반으로 재난 환경에 적합한 물체들과 환경을 구성하여 확장시키고 좀 더 좋은 논문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바라는 것은 비판적인 시각입니다. 논리적으로 비판을 할 수 있는 연구원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비판을 하려면 이해를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최근 저의 문제점을 하나씩 꼽아보자면 이해력이 생각보다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는 집중력이랑도 연관되어 있을 것 같네요. 이런 세밀한 부분들을 고쳐보면 제가 원하는 비판적인 시각으로도 논문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치며

이번에 23년을 마무리하는 글을 작성하면서 작년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길고 긴 대학원 생활들을 보내면서 누구나 힘든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기상, 힘든 시간을 제일 많이 보내야할 시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런 나날들을 보낸다면 분명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팀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안 할 수가 없네요.

팀의 대장이신 김태주 연구원님,

제가 한 게 없다고 자책하고 있을 때 너가 왜 한 게 없냐면서 오히려 화를 내주셨던 날. 넘어져 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는 형이었지만, 이제 한 배를 탄 구성원으로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묵묵히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워커 이승현 연구원님,

저희가 본격적으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 게 벌써 6개월이 흘렀네요. 그 기간동안 아직도 신입 연구원 티를 못 벗어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제가 승현님을 많이 의지하고 있네요.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서 민망하네요. 아직 코워커까지 할 수 있을정도의 그릇은 안 됐지만, 언젠가 제가 승현님을 서포트 할 수 있을 정도로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번합니다. 작년 동안 많은 도움주시고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듬직한 이상인 연구원님,

URP때부터 아는 게 참 많은 것 같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상인님께서 성장할 때마다 저렇게 잘하는 사람이 성장하면 본인도 재밌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입니다. 저희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일을 한 적은 없지만 아픈 와중에도 할 일을 마무리 하시려는 그런 모습도 책임감이 참 큰 사람 같습니다. 조교 활동을 하면서도 상인님 덕분에 잘 마무리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기 손건화 연구원님,

저와 다르게 저희 대장님이 뭔가를 주면 바로 바로 해내는 그런 능력이 부럽습니다. 하필 논문도 빨리 쓰셔서 저보다 앞서는 상태라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초 교육 이래로 저희가 뭔가 같이 한 적이 잘 없지만, 그래도 동기라 친해서 그런지 말도 많이 하고 덜 외로운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모든 연구원 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상으로 올해 모두 원하시는 결과 있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Author: 양 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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