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심사를 마치며+2022년 RCV 연구실 생활을 마무리 하며

안녕하세요. 한대찬 연구원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려고 앞선 두분의 글을 보았는데… 다들 굉장히 열심히 작성을 해주셔서 부담스럽네요. 허허 저도 제가 연구실 생활을 하며 느낀 점과 새로 연구실에 들어올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워라밸을 왜 여기서 찾습니까…?

연구실에 들어오고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고 새로운 연구원분들이 들어오거나 urp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매번 참 잘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연구실에 처음 들어왔을 때를 생각하면 정말… 보잘 것 없던 것 같은데 urp 하시는 분들은 시키는거 다 척척해내시고 논문도 다들 잘 읽으시고 대단한 것 같습니다.

처음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 였습니다. 할줄아는거라고는 검정화면에 별로 피라미드 만들기 정도 밖에 없었으며 구글링도 제대로 할 줄 모르고 남의 코드를 읽는 것 또한 참 어려웠습니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건 역시 논문 읽기 였습니다. 장문의 글을 읽기 싫어서 누군가 세줄 요약해주는 걸 찾는사람… 바로 저입니다. 또한 영어는 고등학생때 접었었기 때문에 처음 본 영어 논문은 영어가 아닌 아라비아 문자로 읽혔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 당시 했었던 SIFT 나 BoW 그 와 관련된 방법론의 영어 논문은 읽어보는 걸 시도도 못했었고, 정말 제가 이곳에 있는게 맞는가…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치만 그렇게 아무것도 할 줄 없던 제가 이것 마저 포기하면 사회에 나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진하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논문을 읽을 수가 없다면 파파고와 구글 번역의 손을 빌려 읽었으며, 그래도 방법론이 이해가 안간다면 코드를 뜯어보고 동작하는 과정을 이해해나갔습니다. 이런 과정으로 다양한 방법론들을 이해하고 사용하며 새로운 논문을 읽어가는 저만의 방법을 정립해 나갔습니다.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없었던 전 그나마 코드를 빠르게 볼 줄 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그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할 수 있는 측면으로 저를 발전 시켰습니다.

0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부족했던 저를 키우기 위해서 정말 많은 시간을 갈아 넣었습니다. 연구실에 들어온 2년간은 정말 연구실에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가 학부를 졸업하기 전까지 이 분야의 발전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에 열심히 했었고, 또한 제가 무엇을 해야할지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었으며 최대한 많은 걸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에 현재 맡았던 일을 빨리 끝내고 다른 테스크를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워라밸은 생각하지 않고 달려오고 뒤를 돌아보니 제가 놓쳤던 것들 (몸, 사람..etc) 이 있었지만… 연구실에서 이룰 수 있는 다양한 것들(논문, 챌린지 수상 … etc) 이 이뤄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더욱 정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연구실에 들어오는건 모두의 공통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 연구실에 왜 있는건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감하신다면 한번 자신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노력을 연구실에 쏟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이 있어야 다음에 할 이야기가 성립이 되니까…ㅎㅎ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현재, 연구실에 처음 들어왔을 때 처럼 전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 인것 같으며 회사에 가서도 뭘해야 할까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노력하면 무엇이든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건 제가 4년 동안 했던 노력에 대한 믿음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오신 분들도 후회없을 수 있는 노력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멘탈 관리를 열심히 해보자

연구실을 다니다 보면 정말 다양한 일이 있습니다. 실험이 안되기도 하고, 논문이 안 읽어지기도 하며, 선배나 교수님 혹은 동료가 억까하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 논문이 떨어지기도 할 것이며, 챌린지에서 원하는 성적을 못 받을 수 도 있습니다. 위에 예시는 생각할 수 있는 사건이고 뭐 더욱 다양한 사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리뷰어가 억까하거나 들어온 후배가 폐급일 수 도있고 선배나 동료가 폐급일 수 도 있으며 연인과 헤어지거나 비트코인이 떨어져서 돈을 다 잃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나는 연구실에 들어와서 아직 이룬 것도 없는 거 같은데 혹은 내가 정말 나의 모든 시간을 쏟아 부었는데 안 좋은 결과가 나오거나 멘탈을 뒤흔들만한 사건 사고는 끊임 없이 여러분에게 일어날 것 입니다.

이러한 멘탈을 흔드는 사건 하나하나에 가슴이 아프면 여러분만 힘들겁니다. 제가 그렇게 힘들었던 사람 중 한명이라 조언을 주는 것 입니다. ( 위에 예시로 든 사건들이 제가 겪은건 아닙니다 ^^ )

제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는 매우 많은 노력이 들어 갔었던 네이버 챌린지 시기 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저의 삶은 연구실 자체 였으며 그로인해 다양한 사건 사고 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에 저는 챌린지에만 몰두 했었고 결과적으로 3등을 기록하였습니다. 굉장히 안일한 생각일 수 있지만 전 그 3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들였던 노력 보다 결과가 못나왔다 생각했었죠, 한번 그런 생각을 하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연구를 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시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갈린 멘탈을 다시 원상 복귀 시키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맥주도 많이 마시고 따릉이도 열심히 타고 한강보면서 청승도 떠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한번 나간 멘탈은 다시 되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언제나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다양한 상황을 상정하고 생활을 해야합니다. 어떻게 해야 멘탈이 단단해지는 지는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하. 그냥 멘탈이 나가면 연구실 생활에 매우 큰 차질이 생기니 잘 보존해야한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Google Scholar 와 arxiv를 가까이 하자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저희 분야에서는 정말 많은 논문이 쏟아져 내립니다. 연구실에 들어와서 이걸 알아챘을 때 정말… 절망했던 것 같습니다. 논문 하나도 읽기 힘들어서 제가 원하는 분야의 핵심 논문을 찾아 읽는 것도 힘든데 언제 최근 논문까지 다 읽을까에 대해서 앞길이 막막했던적이 있었죠. 뭐 이건 지금도 비슷하긴 합니다. 논문을 안읽은지 두달만 되도 읽어야할 논문이 넘쳐나게 되는게 현실이니까요…ㅠ

새로운 논문을 받아드리는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했습니다. 제가 아는 핵심 논문을 잡고 해당 논문을 citation 한 논문들을 하나씩 다 키면서 핵심 키워드를 정리하는 과정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특정 저자의 논문을 싹 정리하는 과정을 거친다거나 arxiv 를 들어가서 이번주에 나온 논문들의 이름을 보고 괜찮아 보이는 논문들을 정리하는 등 다양한 논문을 새롭게 접하는 방식은 많습니다. 논문을 깊게 읽어서 일부터 열까지 전부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논문의 핵심을 빨리 캐치하고 나에게 필요한 논문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한 일 입니다.

선배가 추천하는 논문을 읽는 것 만 하지 말고 본인 발전을 위해 원하는 분야의 논문을 전반적으로 살펴 볼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노력을 하시면 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idea 를 얻기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과 선배님, 동료를 잘 이용해보자

혼자하는 연구가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모든 책임은 혼자 져야하며 어느 누구도 본인의 어려움을 알 수가 없습니다. 막히는 게 있다면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최대한 빨리 선배와 동료에게 말을 해보고 많은 토의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봐온 저희 연구실은 귀찮아서 도움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을 무시하지는 않는 연구실입니다. 그리고 교수님과 최대한 많은 소통을 하길 바랍니다.

교수님에게 여러분이 하고 있는 삽질과 고민을 말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연구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 판단이 될 것이며 주의 인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매우매우 높습니다. 여러분이 연구실 소속이 아닐때는 학과 교수님이 여러분의 이름을 아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닐 수 도 있지만, 연구실에 들어온 이상 본인의 노력을 어필해야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갑자기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해줄 선배나 동료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에 대해서는 선배나 동료와 토의하고 싸우고 분석하는 과정을 겪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몰랐던 약점을 알게되고 새로운 실험이 추가 될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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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감사했습니다. 무례하기도 하고 덤벙거리기도 하고 사고뭉치 였던 제가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셔서 연구실을 지나갔던 모든 연구원 분들과 교수님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Author: 한 대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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