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상반기를 보내며

어쩌다 보니 제가 마지막이네요. 제가 2022년 상반기를 보냈던 과정들을 서술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연히도 2022년 상반기 시작과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수미상관에 놓여있습니다. 2022년 시작은 CVPR reject, 지금 이 시점은 TMM reject이기 때문인데요. 사실 여러 번 떨어졌었기에, 처음 reject을 받았을 때만큼 충격이 크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속이 아프긴 하네요. 특히, TMM의 경우는 납득 될만한 사유를 받지 못해서 그런지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아쉽게도 상반기의 정량적인 성과로는 IEEE Access 한 편 게재 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꽤나 시간을 쪼개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연구 하는 시간은 연구실 생활 거의 4년 정도 하면서 들였던 시간을 비슷하게 들였던 것 같은데, 그 동안 미뤄왔던 TEPS를 시작하게 되고 생각보다 난이도가 더 높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필요했었습니다. 물론, 감사히도 수업 조교에는 빠질 수 있게 되어 어찌저찌 스케줄링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연구와 TEPS를 병행하면서 스케줄링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했던 것은 하루를 세 구간으로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병행하고자 하는 앞선 일들을 스케줄링 하기 위해 오전 3시간 (09:00~12:00), 오후 4시간 (13:00~17:00), 저녁 3시간반 (18:00~21:30) 총 세 구간의 가용 시간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이렇게 나눈 이유는 매번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느꼈던 게, 연속된 시간 내에서 일의 전환이 일어날 때는 항상 어느 정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고, 최대한 시간을 내야 했기에 이 준비 시간을 가용 시간에 포함시키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점심 및 저녁 식사 시간을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준비 시간으로 두고자 했고, 이를 기초하여 하루를 세 구간으로 나눴습니다.

이렇게 나눠진 세 구간에서 보통 오전 시간에는 TEPS를 하고, 오후 시간에는 연구를 하고, 저녁 시간에는 연구 미팅 혹은 세미나 혹은 추가적인 연구 시간으로 두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오전 시간 일정에 맞춰 일찍 출근하는게 필요했고, 주로 일찍 출근하지 못했던 저에게는 이 또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게 했습니다. 일찍 일어나지 못했던 이유는 제가 잠이 많아서 였기도 했지만, 자는 동안 코드가 끊김없이 돌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생긴 불면증도 한 몫 했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은 아예 안자고 하루를 시작하기도 하고, 몇 번은 아예 엄청 일찍 자기도 하면서 강박을 없애 나갔고 12시에는 잠드는 패턴을 만들었었습니다.

이런 생활 패턴으로 TEPS 공부를 하며 300점으로 시작하여 360점, 450점이라는 두 단계의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만, 2~3개월이면 첫 번째 단계의 목표를 이룰 줄 알았던 것이 생각 외로 진전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2주 혹은 간간히 4주 단위로 TEPS 시험을 보아왔는데, 매번 300~320점 사이를 방황했고 꽤나 이부분이 스트레스였었습니다. 머리로는 당연히 실력은 바로바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기초를 쌓다보면 급격하게 오르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마음으로는 시간이 점점 흘러가서 그런지 초조해졌었습니다. 그래서 점수 발표 나는 날이면 괜시리 기분이 다운됐었지만, 해결책을 찾지 않고 슬퍼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혼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스스로에게 혼을 내며 해결책을 찾아온 결과, 웃기게도 매번 시험 치루던 고사장의 스피커 상태가 별로였던 것을 알게되고 고사장을 옮긴 뒤로 첫번째 단계의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단계의 목표는 졸업 논문을 쓰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예전보다는 좀 더 단단해졌다고 느끼면서도, 아직은 말랑하구나(?) 라는 것도 느끼게 되기도 했구요.

TEPS와 병행하던 연구도 마냥 여유롭진 않았습니다. 실제로 연구실 들어와서 도전했던 학회가 매번 탑 티어 급들이었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어찌되었던 결론적으로는 실적이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일단 타율이 낮더라도 타석에 많이 서면 경험이 늘어 타율을 높힐 수 있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한 또 다른 이유는 이전에 논문을 쓰며 도전하긴 했지만 연구 과제나 챌린지에 좀 더 치중했던 나머지 1년에 한 편 정도를 투고했었던 빈도 수로 가면 탑 티어 급 논문을 자유자재로 게재할 수 있는 능력을 쌓는 데까지 한참 걸리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 초에 세웠던 계획이 남은 석사 과정 동안에는 1년에 2편 투고, 박사 과정 동안에는 1년에 4편 투고를 목표로 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남은 석사 과정 동안에는 박사 과정을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2편 이상을 투고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한 편 두 편 써가다보니 IEEE Access 한 편, TMM 한 편, AAAI 한 편을 투고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중에서 IEEE Access는 accept, TMM은 reject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AAAI는 리뷰 중) 올해 목표는 최대한 많은 타석에 서는 것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결과에 대해 어떤 이슈가 있든지 간에, 목표 설정한 대로 잘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의 목표로는 한 편을 더 투고하여 박사 과정에 목표했던 1년에 4편 투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며, 추가적으로, 석사 과정 때 기존 목표를 넘어선 이상 박사 과정 목표 또한 상향 조정하여 투고 관점에서는 1년에 6편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게재 관점에서, 만약 박사 5년이라면 정량적으로는 총 30편의 논문을 투고하되 1년차 때는 6편 중 1편 게재로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연차 때는 6편 모두 게재 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논문을 위한 논문을 쓰는 것을 원하지는 않기에 제가 풀고자 하는 큰 방향에서 좀 더 빠르게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실험하고 글을 작성하는 연습을 하고자 합니다.

간단히 2022년도 상반기를 보냈던 과정들을 서술해보았는데, 이게 미래의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인 누군가에게 하루를 보내거나 목표를 잡는데에 있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상황은 아니더라도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즉흥형이신 분들, 흔히 MBTI에서 XXXP 라고도 하는 분들은 좀 더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고 그대로 실천하려고 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원래는 즉흥형이었고, 현재도 조금 쉬려고 하면 즉흥적으로 돌아가긴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계획적으로 살게되면 스트레스 해소할 시간도 없고 조금 바쁘게 살다보니 예민해지는 제 모습이 싫어서 즉흥형으로 살아왔습니다만,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계획형으로 살게 된다면 장점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획없이 하루를 보내게 된다면, 그 때 그 때마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게되고 하루 목표를 달성하는데에 있어 돌아가거나 나태해질 수도 있는 반면, 매 시간 마다 계획을 지키려고 한다면 힘이 들긴 하더라도 하루 목표를 달성해나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고, 많은 즉흥형 분들이 아시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계획적으로 살기에는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 입니다. 그치만 제가 상반기를 보내며 느끼기로, 계획적으로 일을 실행했을 때와 하루를 즉흥적으로 일하며 보냈을 때의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생각보다 많이 차이가 나니, 한번쯤은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Author: 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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