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리뷰는 지난 약 한달동안 작성했던 논문에 대해 소감을 적고자 합니다.
본래 처음에는 CVPR을 도전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CVPR 논문 작성을 도전하기 전에는 제 실적에 대한 회의감이 컸었고, 실적을 쌓고 싶어서 revision이라는 단계가 존재하는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고자 했습니다.
3년가까이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나태했던 적도 있고 항상 꾸준한 스탠스로 달려온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밤샘을 하던적도 있었고 그렇게 생활하다보니 이제까지 했던 연구실 과제에서나 참여했던 대회에서도 꽤 비중이 있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연구자를 평가하기 위한 잣대가 되는 논문 실적과 관련해서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높아진 눈으로 인하여 리젝을 계속 받더라도 메이저 컨퍼런스에 도전하고자 했던 것,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으나 그 당시 다른 일에 비중을 좀 더 두어 논문화를 시키지 못했던 것이 주 요인이었습니다.
연구실 생활을 하며 매일 닥치는 대로 처리하며 여러 비중있는 일을 맡아서 했기에 코딩이나 리딩이나 여러 실력들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논문 실적을 보니 그 생각들과는 달리 보잘 것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늪에 빠져 심적으로 잠깐 방황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결국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논문 실적을 내는 것이라 생각하고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전에는 무조건 메이저 컨퍼런스에 도전을 해서 언젠가는 accept을 받아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revision이 존재하는 저널에 도전을 해서 어떻게든 실적을 남겨야지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저널을 준비하던 와중에 과제를 하던 기관에서 특허 혹은 논문의 실적을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과제에서 진행한 프레임워크를 특허로 제출하고자 했으나, 저널 준비와 특허 준비에 이중으로 시간을 들이게 되었고, 효율성을 위해 결국 둘을 합쳐 논문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널 대신 마감이 얼마남지 않은 CVPR 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준비 과정부터 순탄치않았습니다. 당시 저널로 준비하던 것은 새롭게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아닌, 기존 표준화된 CDVA라는 방법론에 대해 rethinking하는 컨셉이었기에 저 스스로도 이 하나만으로는 기여도가 낮아 무조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때문에 기존 과제에서 만들었던 것들로 조합을 잘 맞추어 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팀장 역할의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2명 정도로 구성된 팀에서 스케줄링을 맡았었는데, 이번 작업에서는 학생 연구원 총 6명의 인원이 같이한 작업이었고 이정도의 인원을 관리했던 적은 처음이었기에 실험 및 취합을 하는데에 있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제가 좀 더 아는 부분이 있으면 팀원 개개인마다 알려주고 싶었지만, 제가 맡은 일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스케줄링 상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 말고도 여러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항상 부족했기에 마감 2주전부터는 거의 집에 들어가지 않고 연구실에서 자고 일하고를 반복했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여러 어려움들을 넘기고 논문을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어려움들은 저의 시간에 대한 노력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넘길 수 있었습니다. 방향키가 계속 흔들리고 있던 논문의 주제는 교수님의 도움으로 직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혼자서는 밤을 새더라도 다 못했을 법한 실험 및 작업들을 모든 팀원이 서로서로 분할하며 진행했기 때문에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개개인 별로 예상 시간을 초과했던 적도 많아 제가 압박을 주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다들 맡은 바를 해내려고 했던게 고맙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에게는 부족했던 라이팅 부분을 저희 교수님과 정교수님의 도움을 받았던 것도 논문을 마무리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분 다 바쁜 일정을 끝내고 도와주러 오셨던게 참 감사하면서도 죄송스러웠습니다.
이처럼 팀적으로 여러 많은 도움을 받게 되어 논문을 제출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분명 그 다음에는 이러한 도움이 없을 것이고 이를 저 혼자 헤쳐나가야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작업을 되돌아보며 다음에는 어떤 행동을 어떻게 바꿔야할 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가 하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히 적어두고 정리를 한다음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업에도 이와 유사하게 머리로 그림을 그리고 어느정도의 근거를 들고 시작했으나,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의 생각에 부딪히고, 여러 주장에 부딪히며 방향이 흔들렸었습니다. 이는 결국 효율적이지 못한 실험 및 작업으로 이끌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목표로 하는 주장에 대해 스스로가 수십번 공격을 하고 이에 대해 디펜스를 하며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번째로, 왠만해서 밤은 새지 않으려고 합니다. 생각없이 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밤을 새면 그만큼 작업하는 시간 자체가 늘기 때문에 작업량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논문 작업에 경우 끊임 없이 반례나 근거를 생각해내어야하고 혹은 팀장의 역할로 다른 팀원들의 실험을 배분해줄 때는 밤을 새는 것이 판단을 흐려지게 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의 생각이 중요하고 판단이 중요하기에 다음 작업부터는 충분히 자면서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번째는 저만이 아닌 저희 팀 모두를 생각했을 때, 그 다음 작업은 각자가 원하는 주제, 각자 만의 주제로 해보는게 어떨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업은 주로 제 생각이 많이 차지했기에 다른 팀원들은 실험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하여 팔로업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은 주제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업에서는 각자 만의 주제로 논문을 작성해보는게 어떨까 싶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이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저도 어려워하기에 아주 독립적으로 하자는 이야기가 아닌, 서로가 서로의 리뷰어가 되어서 각자의 주제를 리뷰해주는 것을 포함합니다. 각 개인이 하고자 하는 연구의 주장이 근거가 타당한지, 필요한 연구인지에 대해 혼자만 생각하다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을텐데, 이를 서로의 리뷰어로써 보완주거나 생각이 겹치면 공동으로 작업을 하거나 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보다 논문 주제에 대해 팔로업하기 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적을 겪으며 마무리한 이번 논문을 통해 여러 감정과 생각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논문을 시작하기 전의 스탠스로 일단 실적을 쌓으려고 하겠지만, 동시에 이번 작업을 통해 느꼈던 것들을 기반으로하여 좋은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같이 고생하신 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