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RCV 연구실에서 2021년도 여름방학 동안 URP 프로그램을 이수한 지능기전공학부 3학년 장윤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두 달 동안 저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무엇을 얻어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글이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솔직하고 담백하게 작성해보겠습니다.
- 학부 생활의 터닝포인트
누가 저에게 학부 생활 중 가장 의미 있던 시간이나 활동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본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URP를 하며 보낸 여름방학이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저는 지능기전공학부에 오기 전 영화예술학과에 다녔던 전과생입니다. 두 과 사이에 공통분모가 전혀 없다 보니 동일한 학년에 동등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 1년 이상의 시간을 따라잡아야 했고, 제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조급한 마음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니 마음만 급했지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어떤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들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 고민의 해결책 중 하나로 대학원 준비라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대학원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 부정적인 이야기뿐이어서 솔직히 망설여졌던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내가 경험해보고 판단해야지 남들의 이야기로 영향을 너무 많이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학부 연구생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결국, 마치는 시점에서 이야기해보자면 방학 동안 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하면서도 힘든 것보다는 배우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서 연구자의 길이 생각보다 잘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여러 면에서 생각해봐도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느껴져서 대학원에 진학해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불필요한 조급함을 느끼는 것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저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URP 프로그램이 제 학부 생활에 큰 터닝포인트이자 연구자의 길을 향한 도약의 발판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체계적인 커리큘럼
저는 RCV연구실에서 URP를 하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도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주신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었는데요. 학부 연구생을 지원하면서도 이전 학부 연구생들의 후기나 커리큘럼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요즘 대학원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모르고 일단 지원하게 되는 경우도 많을 텐데, 이런 시기에 연구실에서 학부 연구생을 하면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시는 점에서 신뢰가 갔고, 이런 곳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두 달 후인 지금 생각해봐도 아주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달 동안 배운 것을 큼직한 부분으로만 이야기해보자면 SSD 모델을 이용해 Pedestrian Detection을 할 수 있는 코드를 직접 뜯어보고 문제점을 분석해 성능 개선을 해보는 과정을 거쳤고, 데이터셋을 취득하는 과정에 대한 카메라 그래버, 캘리브레이션, 어노테이션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에 멘토님들께서 세미나도 해주시고 옆에서 직접적인 조언도 많이 해주십니다. 멘토님들 이미 충분히 바쁘실 텐데 시간 내서 도와주시는 것을 보고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동기들과도 열심히 소통 하다 보면 어려운 과제여도 어느 순간 해결하고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일련의 커리큘럼을 진행하면서 단순히 태스크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과정에서 왜 해당 부분이 중요한지’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점이 좋았고, 연구실 안에서 배우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경험들(e.g. Thermal 데이터 다루기, stereo camera calibration 등)의 구성이 다양했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컴퓨터 비전
RCV 연구실은 ‘Robotics & Computer Vision Lab’이기 때문에 URP의 모든 과정이 컴퓨터 비전과 관련되어 있어서 두 달의 시간 동안 비전 분야와 잘 맞는지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연구에 비하면 URP에서 경험한 것은 맛보기 정도에 불과할 수 있고 두 달의 시간은 너무 짧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연구실에서 두 달 동안 학부생이 수행할 수 있는 최대치의 경험을 할 수 있게 충분히 도와주셨다는 생각이 들고, 각자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한다면 아주 의미 있는 고민의 결과를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 고민의 결과로 제가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가 새로 생겨서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즉 의지는 강하지만 생각이 많고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본인을 믿고 그냥 부딪혀보는 것도 그 자체로 좋은 선택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두 달 후에 어떤 선택을 하든 좋은 교수님과 좋은 선배들, 좋은 동료들과 지내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습니다.
마치며
제가 위에서 ‘의지는 강하지만 생각이 많고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제가 그런 성향의 사람입니다. 저는 잘하고 싶은 욕심도 많고 의지도 강하지만 그만큼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은 성격이었고, 급한 결정으로 후회를 한 적이 많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운 곳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URP가 끝난 뒤에는 ‘내 의지만큼 내가 하는 일을 즐기고, 고민하기 전에 행동으로 옮기고, 새로운 도전에도 자신 있는’ 사람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소중한 변화를 선물해 주신 최유경 교수님, RCV 멘토님들, 최고의 동기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