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저자로서의 리뷰

안녕하세요. 저는 인생 첫 주저자가 되어 논문을 제출한 홍주영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제가 논문을 썼다는게 믿기지가 않네요 .. 껄껄 느낀점이 정말정말 많고, 그로인해 요근래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저 스스로를 돌아본 계기가 된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감정과 다짐 그리고 생각을 잊지 않고, 다음 언젠가 제가 또 다시 논문을 쓰게 되는 순간을 기약하며 미래의 주영이에게 이 감정을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저의 감상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놀랍게도 논문을 제출하는 그 순간까지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출을 끝내고 집에 도착해 씻으면서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생기니 여러 감정과 다짐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더군요..

사실 전 캡스톤 디자인이라는 과목 덕분에 한 학기동안 진행한 연구로 논문을 쓰는 것이었고, 국문판 보고서가 있었기에, 별거 아니라는 안일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로인해 조금 여유만만이었던게 아주 커다란 스노우볼이 되더군요…. 결국 마지막에 노심초사하며 간신히 제출한 그런 우당탕탕 논문이었습니다. 게다가 국문판을 토대로 영어로 작성하면서 한학기동안 진행한 우리 프로젝트의 허점, 빈약함이 많던 것을 발견하게되었습니다. 심지어 실험까지도 엉성한 부분이 있더군요.. 따라서 직전에 실험을 다시 돌려야 했는데 작성해둔 코드는 계속 터지고, 그로 인해 논문의 진행 속도는 더뎌지고..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고나 할까요..?

이 때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바로 평소에 마음을 곱게 써야한다는 것이죠…… 사실 논문의 9할은 저와 함께 캡스톤을 진행해준 신정민 황유진 연구원의 작품입니다. 주말부터 제출당일 늦은시간까지 갑작스러울텐데도 불구하고 궂은 소리 없이 시간을 할애해준 그들의 공이 매우 큽니다. 정말 부족한 저를 대가없이 도와주신 두 분에게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받은 호의 그 이상을 돌려드리겠습니다……. 기필코…..

아무튼 다시 논문을 제출한 감상으로 돌아왔을 때, 저는 이 우당탕탕 논문으로 되게 느낀점이 많았습니다. 간결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시는 총체적 난국을 만들지 않으리,, 그리고 또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실험해야겠다. 이름 걸고 하는 논문이니 만큼 후회를 남기지 말자. 뭐 많습니다만.. 가장 명심할 세 가지입니다.. 나중에 논문을 다시 쓰게된다면 꼭 명심해야 할 내용들입니다.

  1. 다시 읽어도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자
  2.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떤 연구든, 논문이 결과물이 아닐지라도 논문처럼 잘 정리해두자
  3. 논문을 비롯한 글은 독자를 위해 작성한다

그래도 다른 사람에겐 어설프게 보일 지는 몰라도 저 나름대로 소중한 페이퍼입니다……허허 100%는 아니어도 제 손으로 직접 일군…. 남들이 보기에 못생겨보일지는 몰라도 제 눈에는 예쁜 녀석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점만 잘 보완하면 괜찮을 것만 같은데… 그리고 또 우연히 최근 창업 관련한 소식을 들었는데,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정신질환 관련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창업이 시작되었다 하더군요.. (투자도 빠방하게 받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관련 연구도 많더군요.. 왜 끝나고서는 이런 게 잘 보이는 걸까요 🤔 더 깊고 전문적으로 연구해보았다면 충분히 엄청난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못난 주인을 잘못만나 성장하지 못한 페이퍼가 된 건 아닌지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페이퍼를 작성할 때마다 저는 성장도 없고 그대로인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글로 써보니 하나씩 경험할 때마다 얻어가는 게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번 기회로 저는 연구노트를 성실히 쓰게 되었습니다. 역시 실험을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는 필기만한게 없습니다. 빠르게 써지는 타자보다 천천히 연필로 써내려가면서 정리되는 생각은 정말 다릅니다. 필기하며 뭐가 부족한지 더 필요한건 뭔지 차근차근 써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좋은 습관을 하나 얻어가게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나중에 언젠가 제가 이 글을 보고, 이때와는 달리 난 지금 이렇게나 달라졌다며 뿌듯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논문으로 인해 한 학기동안 함께 저희의 연구 진행 상황을 확인하시며 여러 제안과 논문에 큰 도움을 주신 교수님께 부족한 저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Author: 홍 주영

2 thoughts on “첫 주저자로서의 리뷰

  1. 조만간 Accepted 소식이 들리면 페이퍼를 수정하기 위한 기회가 주어질 겁니다. 그 기회를 잘 살려 주영양이 만족할만한 페이퍼로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통해 주저자와 공동저자의 역할을 이해하고, 주저자는 공동저자와 함께 일하기 위해 주저자가 어떻게 일을 분배하고, 취합하고, 마감일을 맞춰야 하는지 등을 배웠길 기대합니다.

    좋은 경험은 빨리 할 수록 좋다고 하죠. 적절한 시기에 잘 경험한 것 같네요. 그럼 화이팅입니다.

    1. 네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