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RCV-URP를 마치며.

안녕하세요. 3학년이 끝나는 겨울방학에 RCV 연구원으로서의 첫걸음마를 떼게된 지능기전공학부 홍주영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요즘 흔히 유행하는 단어인 “말하는 감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다만 진로 결정에 지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글이 아닌 말하는 감자중 한 사람으로서 “연구”라는 분야를 겪어보며 느낀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니, 무엇을 배우는 지에 알고 싶다면 다른 연구원들의 글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달동안 얻은 것

말하는 감자란 내가 목표하는 뚜렷한 바 없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감자와 다름없다는 뜻으로 통용되곤 합니다. 본인 스스로를 말하는 감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감히 예측하건데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말하는 감자가 연구를 하는 데에 한 걸음 다가가려면 먼저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 인 것 같습니다. 말하는 감자는 개념 공부를 하고, 기본 문제들을 통해 개념을 익힌 후, 응용 문제를 풀어 완벽히 개념을 숙지하고 응용하는 데에 익숙할 것입니다. 여기서의 전제는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상하시겠지만 연구와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념을 받아들이고 만들어져 있는 문제를 푸는데 익숙했다면 이제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제가 이번 URP를 통해 얻었다고 손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나 문제를 정의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모든 활동을 통해 연구는 논리적인 실험과 근거가 기반이며,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역시 실험적으로 증명되어야 함을 알려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즉, 논리적으로 문제 설정 후 원인을 분석하고 실험을 설계하는 큰 과정을 알게되는데, 여기서 받아들이는데 익숙한 감자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신선한 충격을 받고나서 2달동안 논리를 연습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받아들이는 데에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과정이 단순히 어렵고 지치고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선한’ 충격이라는 어감에서 알 수 있듯 나름 이를 배우고 적용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고 해쳐나가보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중에 부차적으로 느끼고 배운 것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먼저, 실험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큰 그림을 그려놓고 여기저기로 튀는 실험들과 가설들에 정신없이 이끌려다니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것. 즉, 큰 그림과 흐름을 잡아두면 얼마나 빠르게 본래의 방향성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실험들을 진행했다면 그 결과를 그 때 그 때 구체적으로 기록해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험에 부족한 점은 있는지, 정당한 비교인지, 논리에 허점이 없는지, 빠뜨린 분석 결과는 없는지, 태클을 건다는 생각으로 꼼꼼하고 비관적으로 분석해도 아쉬운 점이 많이 남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글을 적으며 스스로도 2달동안의 생활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점에 대해서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짧은 2달 동안의 활동을 마치며 쓰는 글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다며 연구라는 분야에 쉽게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연구는 절대 쉽게 생각할 분야가 아니라는 것은 고민이 많은 감자라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테고, 다른 글과 소문으로 접하는 것들이 더 많은테니 말이죠. 내가 연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저와 같은 상황에 있을지도 모르는 또다른 말하는 감자에게 용기를 주며 저보다 나은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작성 의도를 밝히며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후배를 위한 팁

두 달 전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스스로에게 딱 3가지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2021-RCV URP를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던 것은 RCV-URP를 같이 참여한 동기 연구원들과 멘토님들의 도움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 동기 연구원들과 많이 소통하라
  2. 멘토님들을 적극 활용(?)하라

(먼저 활용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로 기분이 나쁘신 멘토님들이 계셨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ㅎ-ㅎ)

첫째, 귀를 열고 동기 연구원들과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초반에는 서먹해서 어색하게 혼자 공부하게됩니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동기 연구원들과 소통하며 빠르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혼자 공부하고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시각만으로는 놓치는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놓치는 부분도 쉽게 캐치하고, 헷갈리거나 잘못 알고 있는 지식도 정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가 모르는 것은 그들도 모를 가능성이 크니 질문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고 그와 동시에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나보다 우리의 발전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앗,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네요. 본인은 노력하지 않고 주변인들의 도움만 받으면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공부해야만 우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겠죠?

두번째, 멘토님들을 귀찮게 하시기 바랍니다. 멘토님들은 모두 URP를 겪어본 경험자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먼저 연구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입니다. 똑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들인데다가 내공까지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배우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귀찮게 해야만 그들의 내공을 배우고 따라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도 친절히 답변해주실 것이고, 참고하면 좋을 논문과 조언들도 마음껏 해주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말이지만 시간 관리가 중요한 것은 제가 생각했을 때,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멘토님들이 항상 시간 관리에 대해 상기시켜주셨지만 사실 와닿지는 않더군요 .. 다만 마지막 주차에 발등에 불 떨어진 채로 딱 2주 전으로 돌려줘.. 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아직 저도 연구가 뭔지 정의하기 어려운 햇병아리와 같은 사람으로서 이런 조언을 해도 될지 의문이 듭니다만.. 암 도움이 되어 한 층 더 성공적인 연구자가 되길 바랍니다.

Author: 홍 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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